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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4.12.26 조회수 :486
1. 세월호 참사, “세월호를 기억하라” 대학가의 울림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대학 사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사고 이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보여줬던 어이없는 대처는 실종자 및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국민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대학 구성원들 역시 함께 분노하고 아파했다. 대학의 각종 기념식과 축제 등은 연기되거나 취소되었으며, 이들은 대신 “세월호를 기억하라”,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수사권 기소권 보장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을 외쳤다. 또한 성명서 발표 및 시국선언, 기자회견, 단식 농성, 침묵행진, 집회, 모금 활동, 추모분향소 설치, 추모 만화전, 엽서 보내기 등 다양한 형태로 정부를 규탄하고, 실종자 및 희생자 유가족과 함께 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적어도 생명의 존귀성이 존중받고 생활의 안정이 보장되는 시민이 행복한 민주적인 공화국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월호 대참사와 대한민국 붕괴의 역사적 책임을 지고,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2.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방안' 확정
지난 1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23학년도까지 총 16만 명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눠 정원을 차등 감축키로 했다. 또한 대학 퇴출을 유도하기 위해 재산환원 특례를 주는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새누리당은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으며, 교육부는 정책연구와 9월, 11월 공청회를 거쳐 12월 24일 「대학 구조개혁 평가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차등지원을 통한 퇴출 유도를 골자로 하는 역대 정부의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것으로, 지방대학의 위기, 지표성과 부풀리기 경쟁 심화, 인문학 및 기초학문 붕괴 등의 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정성평가를 강화해 획일적 정량평가, 지방대에 불리한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확정 발표한 내용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로 인해 내년에도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관련 글 [대교연 논평] 교육의 질 개선보다 부작용만 불러올 대학 평가 방안 (141224) |
3. 국립대 기성회비 수업료에 통합
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소송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교육부가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통합한 2015년 예산안을 편성·확정해 논란이 됐다. 지금까지는 국립대 등록금이 수업료 120만원, 기성회비 300만원으로 징수(2014년 기준)됐는데, 2015년부터는 수업료로 통합 고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여당은 국회에 계류 중인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을 제정해 국립대 회계를 ‘교비회계’로 일원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공립대 대학생 대표자, 전국대학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 예산안은 법률적 근거가 없는 편법적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국공립대 지원 확대, 기성회 직원 고용·근로조건 유지, 등록금 부담 완화 등이 담긴 기성회회계 대체법률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2012년부터 기성회회계를 폐지하고 법인회계로 통합·운영하고 있는 서울대는 교직원 인건비의 상당부분을 등록금으로 부담하고 있고, 교육·연구 지원금 명목으로 교수들에게 500만원씩 지급해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관련 글 [대교연 발간자료] 국립대학 기성회비 문제점과 해결 방안(2014) ※ 관련 글 [대교연 발간자료] 국립대학 기성회회계 폐지 이후 과제(140227) ※ 관련 글 [대교연 추천자료] 2010~2013년 기성회회계에서 '정부지원 부족분' 2조 5,213억 원 부담 |
4. 교육부, 국립대 총장 임용 제청 잇단 거부
교육부가 경북대, 공주대, 한국방송통신대, 한국체육대 등 국립대 총장 임용 제청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에서 추천한 1, 2순위 후보에 대해 교육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교육부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임용 제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대학들은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면서 학사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사업 추진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가 정권 성향과 맞는 사람을 국립대 총장으로 뽑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가 임용 제청 거부 사유를 밝히고 있지 않는데다가 청와대가 후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교수 시국 선언 참여나 학내에서 제기된 민원에 대해 질문하는 등 정치 성향을 검증하려했기 때문이다.
한편 공주대 총장 후보자는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고, 방송대 총장 후보자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5. 사학비리 지속과 박근혜정부의 모르쇠
올해도 어김없이 사학비리는 반복됐다. 건국대 이사장과 선린대 총장이 비리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와 실형을 받았다. 수원대는 교육부 감사에서 33가지 비리가 적발됐고, 집권당 대표 딸을 교수로 특혜채용 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청주대는 총장 비리 의혹 등으로 교수·노조·학생들의 반발이 수개월째 이어졌고, 제주한라대 노조도 입시 부정 등으로 대학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비리 등으로 물러났던 구재단 인사들을 대학에 복귀시키면서 학내 구성원들이 반발하거나 복귀자들이 또다시 비리를 저지르는 일도 벌어졌다. 상지대는 사학비리로 구속됐던 김문기 씨가 총장으로 복귀하자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이에 맞서 법인은 정대화 교수를 파면했다. 2011년 구재단이 복귀한 대구미래대는 교수협의회가 이사장과 총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10년 복귀한 광운대 조무성 이사장은 12월 23일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사학비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박근혜 정부는 이렇다 할 부정·비리 대책을 내놓지 않아 비리사학을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관련 글 [대교연 논평] 사립대학 외부회계감사 기준 강화해야(141210) ※ 관련 글 [대교연 추천자료] 교육부, 수원대 부실감사 맞다(140905) ※ 관련 글 [대교연 논평] 교육부 수원대 감사, 감사원 특감이 필요한 이유(140829) |
6. 지방대 발전 무색한 「지방대학법」 제정
1월 28일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 및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대학법)」이 제정됐다. ‘지방대학 발전’ 대선 공약과, 지난해 발표한 ‘지역대학 육성 방안’ 후속 조치다. 표면상으로 보면, 지방대 육성을 위한 모든 시책이 강구된 듯하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각종 정책은 「지방대학법」 제정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지방대학법」 제정 며칠 뒤 지방대 육성을 목적으로 발표한 ‘특성화 사업’이 정원 감축과 연계되고 ‘대학구조개혁’ 사업 역시 지방대가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대는 정부의 ‘육성’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학법」 역시 지방대 발전을 위한 법·제도적 토대가 되지 못하고, 정부의 정책 ‘의지’만 보여주는 구색 맞추기식 장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혼선은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정권의 철학 부재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 관련 글 [대교연 추천자료] 지방대생 울리는 지역인재 취업정책 (140926) ※ 관련 글 [대교연 논평] 교육부장관, 첫 대학 방문이 우려스러운 이유(140826) ※ 관련 글 [대교연 보도자료] 지방대생, 공공기관에서조차 여전히 '찬밥'(140505) |
7. 대학 용역 노동자들의 생존 투쟁
지난 3월 고려대·경희대·덕성여대·동덕여대·연세대 등 서울지역 12개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여는 등 대학 용역 노동자들의 생존 투쟁이 이어졌다. 노사와 대학 측의 교섭 등으로 전면 총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열악한 대학 용역 노동자들의 처우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서울지역 외에도 경상대, 신라대, 울산과학대, 청주대 등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파업도 이어졌다.
대학 내 청소·경비·시설 노동자 등 용역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달 고용노동부가 전국 160개 주요 대학의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용역계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중 노임단가인 시급 6,945원 이상을 지급한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노동 삼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제한한 사례도 121계약에서 무려 244건이 발견됐다.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린 사례도 63건에 달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사용자인 대학들은 모든 책임을 용역업체에 돌리고 있으며, 정부 또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8. 대학서열화 조장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 선언
올해 대학가에서는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선언이 줄을 이었다. 9월 고려대 총학생회가 중앙일보 대학평가 거부선언을 한 데 이어 서울대, 연세대 총학생회가 연대의 뜻을 밝혔고, 경희대, 동국대, 성공회대, 한양대도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사 대학평가 거부의 뜻을 밝혔다.
언론사 대학평가는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대학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고등교육 발전을 추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대학서열화와 이에 따른 대학본질 훼손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언론사들의 줄 세우기식 대학 평가는 계속됐다.
한편, 올해는 기업의 대학 줄 세우기도 논란이 됐다. 지난 1월 삼성이 전국 200여 대학 총장들에게 신입사원 5천명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대학마다 추천인원에 차등을 두어 논란을 빚은 것이다. 언론사와 기업의 대학 줄 세우기가 오히려 대학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9. 교육부장관 교체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부실·밀실 검정 논란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던 서남수 교육부장관이 세월호 참사 와중에 있었던 ‘황제 라면’ 파동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임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신설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명수 후보자를 내정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과 자기표절, 논문 이중게재, 연구비 부당수령, 언론 기고문 대필, 주식거래 등 각종 의혹이 쏟아져 장관 지명이 철회됐다. 이어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이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8월 8일 취임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김명수 후보자를 비롯 인사청문회에 선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논문 표절 등과 관련, 연구윤리나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최종 판단해야 할 대학들이 모르쇠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고, 교육부가 논문 표절을 비롯한 연구부정 행위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 관련 글 [대교연 논평] 공직 후보 논문 표절 논란, 대학들 입 닫고 있을 건가 (140630) |
10. 대학원생 10대 요구안 발표
대학원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17일, 고려대와 이화여대 대학원생들이 대학원 등록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이하 전원협)’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10월 1일에는 전원협과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이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대학원 학생회 법적 위상 보장 △대학원 입학금 폐지 및 수료연구등록금 상한제 도입 △대학원 등록금 인상 규제 강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대학원생 허용 △대학원생 연구노동자 생활임금 보장 △대학 조교 근로계약서 체결 △기숙사 수용률 제고 및 공공기숙사 확충 △대학인권센터 설립 의무화 △시간강사의 교원지위 회복 △대학구조조정 중단 및 비리대학 규제 등을 요구했다.
대학원생들은 그동안 교수들에게 미래를 저당 잡힌 채 폭언・차별・부당 노동 등을 감수해야만 했고, 대학들은 대학원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길 뿐 이러한 상황을 외면해 왔다. 대학원생들 스스로 자신의 인권 보호와 교육・연구 보장을 위해 집단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