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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5.01.01 조회수 :617
새해를 맞아 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납부제 개선안’을 1일 발표했다.
△2015학년도부터 등록금 납부고지서에 고지할 6개 필수항목(납부기간, 납부방식, 신청기간, 신청대상, 신청방법, 분할납부 선택횟수별 납부금액)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일부대학에서 분할납부자에 대해 대학이 제한했던 제증명서 발급 제한이 폐지되고 국가장학금 등 장학금 수혜자도 분할납부가 가능해지며 △분할납부 기간을 1학기 2~5월, 2학기 8~11월로 설정해 학기당 4회 이상의 분할납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학기 초에만 신청이 가능한 학자금 대출을 2016학년도부터는 학기 중에도 가능케 해, 분할 납부 이용자들도 등록금 부족분을 학자금대출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이하 '분납제도') 확대․시행은 연구소도 누차 주장([대교연 논평] - 등록금 분할납부 가능한데 왜 카드납부 강요하나 , [대교연 통계] - 등록금 카드납부 논란, 분할납부제도 확대로 풀어야) 해왔던 것으로 교육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 등록금 납부제도 개선이 학생․학부모의 학비부담 총액을 경감할 수는 없지만 당장 수백만 원의 목돈 마련의 부담은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의 등록금 '분납제도'는 법적으로 가능하기는 하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대학(4년제 대학 197개교)의 97%(191개교)가 등록금 '분납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체 재학생(166만명)의 2.5%(4만명)만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1학기 기준). 등록금 분납(납부 연기) 가능 개월 수를 2개월로 제한하고 있는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라 대부분 대학이 분납횟수를 2~3회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 분납제도 확대·시행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부가 발표한 계획에는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학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계획만으로는 그동안 이자 수입 감소 등을 우려하여 등록금 '분납제도'에 소극적이었던 대학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대학별 분할납부제 운영현황과 실적을 대학 정보공시에 반영하고 △개별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대학별 특성에 맞는 등록금 납부제도를 채택하기 위한 논의를 거친 후 그 결과를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며 △대학의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겠다는 것 또한 현행 정보공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또한 등록금에 입학금까지 더해져 학비 부담이 더욱 심한 신입생에게 분할납부 이용을 여전히 제한하는 것도 문제다. 입학 후 학생 이탈 등을 우려해 입학 학기 등록금은 분할해 받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현행 법령상에서도 해당 학기 게시일(입학생의 경우 입학일) 전일까지는 '입학포기 의사 표시' 등 반환사유가 발생하면 이미 납부한 등록금의 전액을 반환해야 하며, 해당학기 개시일 이후에도 3개월(90일)까지는 등록금(입학금 제외)의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 분할 납부를 실시한다고 해서 학생 이탈이 늘어날 이유는 없다는 얘기다.
등록금 납부제도 개선안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령인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분납 가능 기간을 명시하는 것은 물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학생․학부모가 신청하면 분할 납부가 가능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장만 거창할 뿐 지금처럼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분납제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기우이길 바라지만, 교육부가 갑자기 발표한 ‘분납제도’가 등록금 인상을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내년에는 반값 등록금이 실질적으로 완성되는 해라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에) 협조해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등록금 인하, 동결 등 대학자체노력과 연계해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은 2012년 1조원에서 2013년 7천억 원, 2014년 5천억 원으로 감액(2014년 신설된 ‘지방인재장학금’ 예산 1천억 원 포함)됐다. 또한 교육부는 최근 대학구조개혁 평가 지표에서 등록금 인상 관련 지표마저 삭제했다. 사립대 총장들도 2015년 이후 등록금 책정의 자율성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며 “등록금 인상 불가피”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 입장과 상관없이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할 개연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해 일부에서라도 무분별하게 등록금을 인상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