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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4.06.30 조회수 :691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경제수석 그리고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의 논문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만큼 많은 표절 의혹이 일고 있어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연구자의 연구부정 행위 방지 및 검증을 위해 연구윤리규정을 마련하고 시행해 연구 윤리를 확보’해야 하는 주무부서 장관(학술진흥법 제15조)이 연구윤리 논란의 당사자가 된 상태에서 장관에 임명되었을 때 과연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임명이 강행된 청와대 수석들은 그렇다 쳐도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는 본인들이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인사청문회까지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은 연구윤리 정보와 교육자료, 자문상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구윤리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연구윤리정보센터 누리집 갈무리)
그런데 지금 논란이 되는 과정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논문 표절 논란은 해당 후보들이 모두 대학에 재직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서울대(정종섭), 서울교대(송광용), 성균관대(안종범), 한국교원대(김명수)가 해당 대학들이다. 그런데 이들 대학에는 모두 ‘연구윤리지침’에 따라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
해당 대학들 규정에 따르면, 연구윤리 위반과 관련한 제보가 있을 때 대학 당국은 (예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에 착수해야 하고, 적발시에는 징계 또는 제재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해당 대학들에서 논란이 된 인사들의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조사 입장을 공식으로 밝힌 곳이 아무데도 없다. 일부 대학은 ‘정식으로 부정행위 제보가 들어온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대학 지침의 기준이 되는 교육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제11조)에는 ‘제보자는 연구부정행위를 인지하여 인지한 사실 또는 관련 증거를 해당 연구기관 등 또는 교육부, 전문기관에 알린 자’를 말하며, ‘제보는 구술·서면 등’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수많은 국회의원과 언론이 당사자들의 연구부정 의혹 사례와 증거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기해 전 사회적으로 공론화 된 상황은 이미 ‘구술과 서면’으로 대학에 제보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설사 제보가 관련 규정대로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문제가 제기 된 이상 명예 회복 차원에서라도 대학이 조사에 나서야 한다.
규정대로라면 교육부도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였거나 그 발생사실을 인지하였을 경우에는 해당 기관(대학)에 내용을 이관하여 조사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는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제10조 제2항)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각에서 연구윤리 논란이 일 때면, 인식이 낮았던 시기에 있었던 관행이라며 크게 문제 삼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실론을 일정부분 수용하더라도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후보들의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 일부 후보들은 2005년 황우석 사태로 사회적 논란이 불거지고, 연구윤리규정 제정 등의 필요성이 얘기되던 시기 이후에 연구윤리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사자들이 모르고 그랬다고 볼 수도 없어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장관 후보자들한테 법적 문제가 제기돼도 그 순간이 지나거나 사퇴하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정치•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 사람에게 더 이상의 조치는 너무 가혹하다는 세간의 인식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반복되기에 고질적 문제는 개선될 여지없이 계속되고 정치•사회적 논란도 이어지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이 구호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면 누가 봐도 비정상인 현 상황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이미 임명된 청와대 수석들은 물론, 청문회를 앞둔 장관 후보자들이 장관에 임명되든 안되든, 대학들은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