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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22.12.28 조회수 :1,343
1. 윤석열정부 출범
윤석열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는 고등교육 분야 국정과제로 ‘디지털 인재 양성’, ‘대학 자율 확대’, ‘지방대 육성’ 등을 선정했다.
‘디지털인재 양성’을 위해 “첨단분야 학과 신·증설 및 대학원 정원기준 유연화”, “산업계 수요 기반 및 융복합 교육과정 운영, 대학 간 공유체계 활성화”를 추진하고, ‘대학 자율 확대’를 위해 대학평가 개편과 4대 요건(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기본재산) 완화를 추진하며, 자발적 구조개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사립대학의 구조개선지원 특별법(가칭)」을 제정키로 했다.
또한 ‘지방대학 육성’은 지역대학에 대한 행·재정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위임하고, 지자체, 지역대학, 지역 산업계 등이 참여하는 ‘지역고등교육위원회(가칭)’를 설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외에 지역거점대학(원) 육성, 대학중심 산학협력·평생교육 제공, 전문대 평생직업교육 기능 강화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의 이런 방향은 학령인구 감소 대응책으로서 시급성과 구체성이 안보이고, 세계 최고 수준인 사립대학 중심 체제에서 학령인구 감소는 곧바로 대학의 수입 감소를 의미하는데, 정부 책임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등에 대한 대안은 담지 않았다.
[대교연] 대학교육연구소가 제안하는 차기 정부 고등교육 개혁 과제(22.02.03) |
2. 윤석열정부 교육부장관, 낙마, 낙마, 이주호 임명
윤석열 대통령은 초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을 지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본인을 포함한 가족 4명 모두 ‘풀브라이트(Fulbright)’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제자 논문 짜깁기 의혹, 제자 박사 논문 방석집 심사 논란 등으로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 후보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박 후보자 역시 만취 운전과 논문 표절 의혹, ‘조교 갑질’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었으나, 윤 대통령은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했다"며 임명을 강행했다. 취임 이후 박순애 교육부장관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 등으로 임명 35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세 번째 교육부장관 후보자로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과거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도입해, 학령인구 감소 시기 대학이 학생 부족으로 위기를 맞는 원인을 제공했고, 과거 장관 재직시 자율과 경쟁에 기반한 시장주의식 정책을 폈으며,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11월 7일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이주호 장관을 임명했다.
3. 대통령 말 한마디에 반도체학과 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고,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며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도권 대학 정원 등 규제에 얽매이지 말라는 취지로 교육부를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특정학과 신설을 주문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 대학, 특히 지방대학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등에 얽매이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더 큰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범위 안에서 그동안 수도권대학이 줄인 정원 8,000명의 여석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지방대의 반발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정부는 7월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는데, 교육부는 2023년 ‘반도체 특성화대학’ 6개교를 선정 지원하고, 향후 4년간(’23~’26) 24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의 발표 이후 서강대, 한양대, 세종대, 아주대, 단국대, 명지대 등 수도권대 6곳과 한국과학기술원 등이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일부 대학은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와 계약학과를 개설했다.
4. 초중등교부금 떼 내 고등교육 지원
정부는 11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장학금 등 학자금 지원을 제외한 교육부의 기존 대학 관련 사업 예산 8조 원과 국세분 교육세 3조 원, 일반회계 전입금 2천억 원으로 11조 2천억 원을 확보해 고등․평생교육 분야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국세분 교육세 3조 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초․중등 교육비로 쓰였던 돈이다.
정부는 OECD 국제비교 통계를 제시하며 고등교육 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수십여 년 전부터 고등교육에 정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때 이를 외면했던 재정 당국이 갑자기 이런 태도를 취한 건 고등교육 예산 증액보다 교부금 축소를 위한 근거 마련에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가 증액한 예산 3조 2,000억 원 가운데 교부금에서 가져온 3조원을 빼면, 일반회계에서 순증한 규모가 2,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이런 비판을 뒷받침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학 지원은 필요하지만, 초·중등 예산을 줄여 지원하는데는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3조 원 중 1조 5,000억 원만 교육세를 활용하고, 나머지는 초·중등 예산에 남겨두는 것으로 최종 합의했다.
5. 위기의 지방대 통폐합 확산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들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북 문경시는 2~4년제 사립대인 문경대를 서울 숭실대와 통합해 숭실대 문경캠퍼스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4년제인 경주대와 2∼4년제인 서라벌대는 지난 4월 교육부에 통폐합 승인 신청서를 냈다.
지방 국립대학도 통폐합에 앞장서고 있다. 충남대는 같은 지역 국립대인 한밭대와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고, 부산교대도 최근 부산대와 통합 여부 관련해 다시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정부가 12월 대학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문대-대학, 산업대-대학 통·폐합 시, 정원 감축을 강제했던 것을 자율에 맡기기로 하면서 통폐합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지방대 관련 권한을 지자체로 이관하기로 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추구해야 할 정부가 지방대학 권한을 지자체로 이관하면, 학령인구 감소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며, 사립대학이 대다수인 지방대 관리·감독이 부실해질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4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자체 특성상 예산 지원 역시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교연] 대학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정원 정책을 중심으로(22.01.18) [대교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고등교육 재정지원 개편 방안(22.02.24) [대교연] 위기의 지방대학, 원인과 해결방안(22.04.25) |
6. 대폭적인 사립대학 ‘규제 완화’
교육부는 12월, 대학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서 규정한 4대 요건(교사, 교지, 교원, 수익용기본재산)을 대학 설립 시 적용하는 기준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운영 시 적용하는 기준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학생 1인당 ‘교사’ 기준 면적을 인문·사회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은 현행보다 낮추고, ‘교지’ 기준은 건물 면적에 필요한 토지만 확보하면 되도록했다. ‘교원’ 확보 시 겸임·초빙 교원 비율을 현행 1/5에서 1/3로 늘리고, 학과 간 정원 조정 시 교원확보율 요건을 폐지했다, ‘수익용기본재산’은 학교법인이 등록금·수강료수입의 2.8% 금액을 대학에 지원하면 확보한 것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6월에도 사립대학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교비회계 보전 없이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처분금 용도 확대, 차입금 용도 제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사립대학(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를 개정했다.
이와 같은 규제 완화 조치는 무분별한 구조조정과 교육여건 후퇴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 김건희 여사 연구부정행위 논란
올해 대학가 이슈 가운데 하나는 단연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구부정행위 논란이다.
지난해부터 김 여사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과 대학원 재학 당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숙명여대 석사학위 논문이 표절됐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국민대는 자체 조사를 벌여 올해 8월 해당 논문들은 “표절이나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국민대 졸업생들마저 권력의 눈치 보기 검증이라며 반발했다.
14개 교수단체가 참여한 범학계 국민검증단도 9월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모든 논문이 '표절의 집합체'라며 국민대와는 정반대 결론을 발표하고, 12월에는 백서를 발간했다.
한편, 숙명여대는 김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 지난 2월 예비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마쳤지만, 본조사 필요성을 결정하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12월 현재까지 열지 않고 있어, 재학생과 동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대와 숙명여대 총장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따가운 질책을 들어야 했다.
8. 고단한 삶 계속되는 대학 비정규직
사립대학 시간강사와 청소․경비노동자 등 대학 비정규직의 고단한 삶이 계속되고 있다.
2019년 「고등교육법」이 개정돼 시간강사에게 법적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3년까지 재임용이 가능하게 했다. 법 개정 이후 교육부는 올해까지 강사들의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 지원을 위해 예산을 지원했다. 그러나 2023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사립대학 강사 처우 개선’ 사업을 편성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내년 대학혁신지원사업비를 증액하고, 인건비와 경상비 집행 기준을 완화했다고 하지만, 대학들이 강사 처우 개선에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친 강사료에 ‘주 5시간 미만’ 초단시간 계약과 퇴직금 청구기한을 이용해 퇴직금을 축소하거나 아예 주지 않으려는 대학 꼼수에 시간강사 처우는 법 개정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편, 올해도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노동자 시위가 학습권을 침해했다며 고소를 했고, 덕성여대에서는 청소노동자 시위를 비판하는 학생의 글이 알려져 온라인상에서 논쟁이 일었다.
[대교연] ‘강사법’ 안착되도록 국회, 교육부, 대학당국 노력해야(19.08.03) |
9. ‘유신잔재’, 위헌적 학칙 조항 여전히 건재
대학 학칙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8월과 11월 ‘인쇄물 제작·배포 등의 학생활동 총장 사전승인’, ‘모든 홍보물을 사전에 대학 당국 허가와 검인을 필한 후 게시’하라는 학칙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대학에 삭제 또는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0년부터 3년간 대학 대자보 문제와 관련해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은 총 10건이다. 이 가운데 조사가 진행 중인 6건을 제외한 4건 모두 진정인(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런 일이 계속된 이유는 50여 년 전인 유신시대에 만들어진 학칙 조항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4년제 대학 대부분이 위헌적 학칙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학 68.5%(126곳)가 집회 사전 승인, 72.3%(133곳)가 대자보 등 게시물을 붙일 때 사전 승인, 71.7%(132곳)가 간행물을 낼 때 총장 등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학생의 정당 가입을 금지한 대학도 27.7%(51곳)였다
「고등교육법」에서 총장은 “법령의 범위에서 학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다고 한 만큼 헌법을 위반한 학칙 조항은 즉각 삭제가 필요하다.
[대교연] 학도호국단이 웬 말...군부잔재 남긴 대학들(18.10.25) |
10. 국립대 사무국장 대기발령
교육부는 9월 국립대 사무국장 직위에 교육부 공무원 임용을 배제하고, 타부처 공무원과 민간까지 개방키로 하는 등 국립대학 총장이 사무국장 임용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국립대 사무국장 인사개편을 단행했다.
국립대 27곳 가운데 당시 직제상 사무국장 직위가 있는 16곳에 교육부 공무원이 사무국장으로 파견돼 일하고 있었다. 교육부는 9월 26일 10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급작스런 교육부 인사 개편은 내외적으로 논란을 낳았다. 교육부 직원들은 차관 주재 간담회에서 분통을 터뜨렸으며, 교육부 공무원 노조는 시위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립대 총장들도 사무국장 공모에 교육부 공무원 배제를 반대했다”며 대기발령이 법적 근거 없이 이루어지고, 개방형 공모를 한다면서 인사혁신처와 공식적인 공문 등도 없이 진행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차관은 “대통령실과 사전협의 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학 관련 권한을 지자체에 넘긴 후 대기 발령 중인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을 협력관으로 파견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