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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22.09.15 조회수 :2,634
교육부는 9월 15일, 대학이 제출한 ‘적정규모화 계획’ 결과를 발표했다. 96개 대학에서 2022~2025년까지 입학정원 16,197명을 감축하고, 정부가 대학의 적정규모화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1,400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적정규모화 계획’은 지난해 5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이하 ‘대학 체계적 관리 방안’)의 일환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만 18세 학령인구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지면서 지방대 미충원 문제가 심각했다.1) 당시 교육부는 ‘대학 체계적 관리 방안’을 통해 대학이 자율혁신계획을 수립해 적정규모화 하고, 교육부가 유지충원율을 점검해 대학에 정원감축을 권고2)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9월 15일, 대학이 제출한 ‘적정규모화 계획’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지=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지방대 미충원 문제 대응에 역부족
이번 ‘적정규모화 계획’에는 대상대학 233곳 중에서 96곳(41.2%)이 참여했다. 수도권 참여 비율이 26.2%(84곳 중 22곳)로 가장 낮고, 충청권 참여 비율이 57.5%(40곳 중 23곳)로 가장 높다. 입학정원 감축 16,197명은 순수하게 입학정원을 감축해서 12,454명, 대학원 정원으로 전환해서 433명, 성인학습자로 전환해서 2,337명, 모집유보3)를 통해 973명을 감축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학 미충원은 약 4만여 명이었다. 2022~2025년 입학가능인원 감소를 고려하면 2025년 미충원은 6.2만여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4) ‘적정규모화 계획’에 따라 1만 6천여 명을 감축하더라도 2025년 미충원은 4.6만여 명 선으로 예상된다. 미충원 대부분이 지방대학과 전문대학 몫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2025년 이후 지방대 미충원 문제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다.
수도권대학 참여 저조, 감축 인원과 감축률 최저
교육부가 지난해 시급하게 ‘대학 체계적 관리 방안’을 내놓은 이유 중 하나는 수도권 정원감축을 유도해 수도권과 지방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에 수도권대학이 자발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입학정원은 1,953명에 그쳤다. 충청권 4,325명, 부울경권 4,407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권역별 입학정원 대비 감축 인원 비율도 수도권은 1.1%로 부울경권 6.7%, 충청권 5.2% 등 지방과 비교해 낮다. 결국, 또 다시 지방대학 중심으로 정원감축에 ‘적극 동참’했을 뿐, 목표로 한 수도권 정원감축 유도는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권역별 대상 대학 수와 참여대학 수만 밝히고, 이보다 중요한 입학정원 대비 감축률은 밝히지 않았다.
<표> 권역별 입학정원 대비 자율적 감축 인원 비율
(단위 : 명, %)
구분 | 수도권 | 충청권 | 호남제주권 | 대경강원권 | 부울경권 | 합계 |
감축 인원(a) | 1,953 | 4,325 | 2,825 | 2,687 | 4,407 | 16,197 |
21년 입학정원(b) | 185,306 | 83,144 | 60,663 | 77,528 | 65,855 | 472,496 |
비율(a/b) | 1.1 | 5.2 | 4.7 | 3.5 | 6.7 | 3.4 |
1) 21년 입학정원 : 국·공·사립 일반대, 산업대, 교육대 및 전문대학 기준
물론, 정부는 추가로 각 대학의 유지충원율을 점검해 하위 대학에 정원감축을 권고할 방침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지충원율 점검 이후, 정원감축 권고 대상을 하위 30~50%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어 50~70% 대학은 추가 감축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에서 밝힌 수도권대학 증원이 현실화할 경우, 고등교육의 수도권 집중, 지방 미충원 문제는 심화할 것이다.
‘고등교육 발전 마스터플랜’에 전체대학 정원감축 담아야
학령인구감소와 이에 따른 지방대학 미충원 문제는 과거 정부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윤석열정부 집권 시기인 2024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번에 발표된 정원감축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교육부는 올해 연말까지 향후 5년간의 ‘고등교육 발전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규제 혁파, 재정 지원, 지방대 균형발전 등에 대한 내용을 담겠다 했지만 이번에 발표한 수준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정원감축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면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의 아우성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 이상 대학 자율에 기반한 정원감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검토하고 ‘고등교육 발전 마스터플랜’에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전체대학 정원감축과 정부 재정지원 확대 등의 대책을 담아야 한다.
1) http://khei.re.kr/post/2391
2) http://khei.re.kr/post/2450
3) 일정 기간에 입학정원 일부에 대해 모집을 유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후 정원을 복원할 수 있음
4) 연덕원,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정원 정책을 중심으로), 정의당 연구용역 과제 보고서, 2021, 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