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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4.08.26 조회수 :530
최근 교육부장관에 취임한 황우여 장관이 25일 중앙대를 방문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황 장관은 8월 25일 중앙대를, 28일 서울대를 방문해 ‘우수 대학 경영 사례를 공유하고, 교수․학생․ 직원들과 대학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황 장관이 ‘중앙대에서 학생 교육·지원 제도 및 교원 연구 평가, 산학협력 및 특성화 전략 등 해당 대학의 혁신우수사례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서울대는 최근 취임한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대학의 중장기 학교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25일(월) 중앙대학교를 방문해, 대학 운영 현황 등을 청취했다.(이미지=교육부 누리집)
연구소는 교육부장관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학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교육부장관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인사로 그의 행보 하나하나는 정치적 의미를 띌 수밖에 없으며, 전국 대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한 언론이 황 장관의 이번 방문을 ‘대학 구조조정 본격화를 앞두고 중앙대와 서울대를 각각 사립대와 국립대의 롤 모델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 된다’고 해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앙대는 두산그룹이 인수한 후 “18개 단과대학을 10개로, 77개 학과를 46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확정 발표하며 ‘돈 안 되는’ 학과를 정리”했고, “비판교수 해임, 학내 집회·대자보 금지 등 교내언론 탄압” 등의 이유로 끊임없이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서울대 역시 법인화 이후 총장선출이나, 상업화 등으로 지속적인 논란을 빚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장관은 이 대학들을 첫 방문지로 삼았다. 특히 서울대에서는 “중장기 학교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국가기관에서 분리된 특정 법인 대학의 발전 방향을 교육부장관이 논의한다는 것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교육부장관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황 장관의 행보는 원했든 그렇지 않든간에 ‘사립대학은 돈 안되는 학과를 정리하고, 국립대학은 법인화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황 장관은 정치권에서 박근혜대통령과 가까운 이른바 ‘친박’으로 불린다. 그의 행보에 그만큼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금 전국 대학, 특히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은 정부 구조조정 사업으로 매우 힘들어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박근혜정부가 지방대학과 전문대학 육성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것일 게다. 그렇다면 박근혜정부의 실세 교육부장관이 지방대학이나 전문대학을 첫 현장 방문지로 삼아 이들에게 힘을 주고,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밝혔어야 하는 것 아닐까?
참고로, 정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명박정부 실세 장관이던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취임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방문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일반계․전문계 고교 출신 학생을 격려했다. 그리고 전문대학인 대림대학을 첫 대학 방문지로 삼았으며, 이어 조선 분야 마이스터고인 거제공고를 찾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