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연 연구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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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억 원의 국고만 낭비할 국립대 통폐합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1.04.08 조회수 :46

지난 3월 28일 충남대와 공주대, 공주교대 총장이 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또 어김없이 해당 대학들에서는 대학구성원, 특히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일방 추진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때맞춰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도 ‘2011년도 국립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밝혔다. 2008년 이후 시립 인천대와 인천전문대 통합 이외에는 실적이 전무했던 국립대학 통․폐합과 법인화를 전제로 한 연합대학 추진을 또다시 밀어붙이는 계획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 통·폐합 지원사업과 유사한 규모로 지원한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고 실적에 따라 차등 지원하겠다는 방침 정도다.


사업계획서 제출 기한이 5월말이니, 이들 대전․충남지역 3개 국립대학은 남은 한 달 동안 학내 의견 수렴에, 통합 계획까지 졸속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7년째 반복되는 '국립대학 구조개혁' 추진으로 얻은 성과가 과연 무엇인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국립대학 통·폐합을 위해 지원했거나 지원 예정인 국고보조금은 총 2,136억 원에 달한다. 그 결과 20개 국·공립대학이 10개로 통합됐고, 2004년 54만6,326명이었던 국․공립대학 학생수는 2010년 53만6,617명으로 9,709명(1.8%) 줄었다. 반면 사립대학 학생수는 240만282명에서 241만4,665명으로 1만4,383명(0.6%) 늘었다. 그렇지 않아도 국․공립대학 비중이 지극히 낮은 현실에서 사립대학 비중만 더욱 높아진 셈이다.

 

특히, 그간 진행된 국립대학 통․폐합 유형이 주로 전문대학 및 산업대학이 일반대학에 흡수 통합되는 형태였기 때문에 국․공립 전문대학 및 산업대학 학생수는 30.9%(3만8,813명)나 감소했다. 사실상 국가가 직업․평생교육을 담당해왔던 전문대학 및 산업대학 정책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초 내건 ‘유사학과 통·폐합’에 따른 캠퍼스별 특성화 목표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 2010년 11월 공개된 ‘대학경쟁력 강화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통․폐합 국립대학 9곳 가운데 5곳에서 39개의 유사·중복학과를 통․폐합하지 않고 명칭만 변경해 양 캠퍼스에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퍼스간 거리가 멀거나 지역 정서가 다르다는 등의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특성화 영역과 관련 없는 학과․학부가 신설되기도 했다. 본래 통·폐합 대학의 학과·학부 신설은 원칙적으로 불허해야 함에도, 통·폐합 국립대학 4곳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따라 감축되는 학부 정원을 돌려 특성화 영역과 관련도 없는 5개 학과·학부를 신설한 것이다. 국·공립대학 숫자는 줄였을지 몰라도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보이는 대학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도 국립대학 통·폐합은 2008년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일까? 2010년부터 교과부는 통·폐합 대신 공동의사결정 체제를 구축․운영하면서 일정기간 내에 단일법인으로 전환하는 연합대학 방식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하지만 통·폐합에서 이뤄지지 않은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및 대학간 기능조정이 연합대학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리라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왜 교과부는 이처럼 내실 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립대학 구조개혁 사업을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것일까? 결국 문제의 핵심은 국립대학 법인화 정책에 있다. 국립대학 구조개혁이 법인화를 위한 수순 밟기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천억 원의 국고지원을 들인 국립대학 구조개혁 추진이 이제야 국립대학 법인화로 결실을 맺을 단계에 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2012년 서울대 법인화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대학 현실에서 법인화를 전제로 한 국립대학 구조개혁은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사립대학 규모를 줄이고 국립대학의 비중을 늘려야 할 때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고, 등록금을 낮춰야 할 때 국립대학마저 등록금 인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이런 실속 없고 관성적인 구조조정 추진에 국고를 낭비할 것인가? 더 이상 맹목적인 국립대학 법인화 추진에 우리 대학의 구조개편 방향이 왜곡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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