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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 없이 오로지 ‘인재양성’만 강조한 교육부 업무보고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22.08.02 조회수 :986

지난달 29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 정부 교육부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핵심 추진과제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교육부로 전면 혁신 국가 책임제로 교육의 출발선부터 격차 해소 수요자 중심 미래형 교육체제 실현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첨단분야 인재양성 총력 대학의 여건과 역량에 맞춘 다양하고 자유로운 성장 지원 등을 담았다.


그동안 우리 연구소는 수차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우리나라 고등교육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비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아래 참고)고 밝혀왔다. 그러나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나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학과 관련 지시 등 일련의 진행 과정을 보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대교연 논평]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 국회서 철저히 따져야(2022.07.21.)

 [대교연 논평] 임기 초반부터 걱정스러운 윤석열정부 대학 정책(2022.06.09.)  

 [대교연 논평] 기대보다 우려 앞서는 인수위 고등교육 국정과제(2022.05.11.) 

 [대교연 보고서] '대학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정원정책을 중심으로(2022.02.18.)



대통령 업무보고가 인수위 국정과제와 달라진 점은 지방대학 행·재정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하고, (가칭)지역고등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빠진 정도고, 나머지는 우려했던 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대통령 업무보고 후 여론은 초등학교 5세 입학 문제로 들끓고 있지만 고등교육 업무보고 내용도 심각하기는 매한가지다. 학령인구 감소로 고등교육 전체가 매우 심각한 위기인데 업무보고 내용에는 이런 위기의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로지 인재 육성만을 외치고 있다. 고용부, 산자부, 중기부, 과기부 등의 업무까지 교육부가 앞장서는 분위기다.

 

우선 기존의 교육부 산학연협력 관련 재정지원사업(디지털 혁신공유대학, 산학연협력 선도대학)‘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사업에 몰아넣고, 산업계 수요에 대응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정원 규제를 완화하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인재양성 전략회의를 운영하기로 했다.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공존하는 대학에 산업계가 필요한 인재 육성만을 강조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순수·기초학문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고등교육 혁신과 관련한 내용도 고급인재 양성이 우선이다. ‘고급인재 양성과 획기적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며, 대학평가, 대학설립·운영 규정 등을 전면 개선하고 ‘(가칭)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신설로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초중등 교부금 중 일부를 대학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재정법상 특별회계는 국가에서 특정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할 때만 사용이 가능해 당장 인건비나 운영비 등이 부족한 대학들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규제를 전면 개선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는 설명이 전혀 없다.


반면, 지방대 육성과 관련, 기존의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기반을 구축하는 지역혁신사업을 확대하고, 교육청 재원과 지자체 재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운영키로 했다. 지방 국립대를 지역 구심점으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학법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이 정도 수준으로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라며 거창하게 제시했던 국정과제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 한계대학은 (가칭)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경영위기대학 정상화와 학교간 통폐합을 지원하고, 회생 불가 대학은 지역 공공기관(공익·사회복지법인)으로 기능 전환 등의 퇴로를 마련키로 했다. 과거 수차례 나왔던 내용의 재탕이다.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이 발표한 2024년 입학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은 312,806, 전문대학은 139,625명 등 모두 452,431명을 정원 내로 모집한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 추계에 따르면, 2024년 입학 가능 인원은 39만여 명에 불과해 6만여 명이 미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58천여 명의 정원 외 모집 인원까지 포함하면 미달 인원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대학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뜻이다. 한계대학 몇 개를 문 닫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가 대학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당장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대학이 무너지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인재 육성만을 외친다고 그 목표를 오롯이 달성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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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29(),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대통령 업무보고에 앞서 사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미지=교육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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