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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과 대학-4] 공정성과 투명성 무너진 대학재정지원사업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7.04.04 조회수 :741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교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학 사회에 남긴 교훈과 과제를 정리해 네차례에 걸쳐 싣습니다.


 1. 또다시 폴리페서

 2. 이화여대 입시 비리의 교훈

 3. 국립대 자율성 파괴한 정부의 총장선출 개입

 4. 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문제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도 큰 상처를 냈다. 특검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결과그리고 감사원의 이화여자대학교 재정지원사업 특혜의혹 감사결과를 보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총체적 부실도 드러났다.

 

특검과 감사원이 밝힌 이화여대 재정지원사업 선정 의혹

 

특검 수사결과와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청와대와 교육부가 부당개입 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되었다. 청와대가 프라임사업에서 상명대 본·분교 중 한곳만 선정하도록 의견을 제시했고, 교육부장관은 이에 따라 상명대 분교만을 선정하도록 해 선정권 밖이었던 이화여대가 추가로 선정된 것이다.

 

또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도 교육부는 당초 계획대로 해당 조건을 충족한 12개 신청 대학 가운데 8개 대학을 선정해야 했으나 6개 대학만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와 청와대 교문수석실의 사업재설계 및 재공고 요청을 받은 후 사업 조건을 완화하여 당초 공고시 참여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참여할 수 없었던 이화여대 등 4개 대학을 추가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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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정부의「대학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감사 결과 총체적 부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미지=감사원 페이스북페이지)


물론 이화여대의 프라임사업과 평단사업 선정이 정유라의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대가로 이루어진 것인지와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나 최순실의 관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평단사업은 4개 대학이 선정되어 이화여대만을 위한 특혜라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이화여대가 선정된 일련의 과정은 누가 보더라도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곧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교육부 당초 계획에 없었던 프라임사업

 

대학재정지원사업 관련 의혹은 어찌보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예고된 일이라 할 수 있다.

 

프라임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불리며 2016년에 도입됐다. 그러나 동 사업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처음 제기된 사업으로, 1년 만에 대학재정지원사업의 대표사업이 됐다. 교육부가 대학교육의 총체적 방향으로 2013년에 제시한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시안)’에도 없던 사업이 뒤늦게 범정부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제기된 것이다.

 

더욱이 프라임사업은 대학 내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사업임에도 사업공고에서 접수마감까지 3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평단사업도 1.5개월(추가선정 1개월) 뿐이었으며, 박근혜정부의 신규 재정지원 사업은 사업공고에서 접수마감까지 기간이 최대 3개월에 불과했다.

 

국고지원이 절실한 대학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대학 구성원들과의 충돌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국민대, 이화여대, 숭실대, 중앙대, 홍익대 등이 프라임 사업 추진을 두고 학내 갈등이 빚어졌고, 프라임사업에서 탈락한 영산대, 전주대, 한국교통대 등은 사업을 반대했던 교수 및 학생들을 징계하거나 고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장기간 농성을 불러온 사업 또한 평단사업이었다. 이화여대 뿐 아니라 동국대, 창원대 등도 졸속적인 사업추진을 비판하며 평단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감사원도 지적한 총체적 부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번 감사원의 대학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감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프라임사업은 청와대와 교육부가 상명대를 배제하고 이화여대를 선정하도록 부당 개입한 것 외에도, 2단계 대면 평가 시 상피(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평가위원에서 제외)를 신청한 평기위원들을 신청대학 평가에서만 배제하고 경쟁대학 평가는 허용함으로써 선정대학이 변경되게 했다.

 

또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프라임사업과 평단사업 이외의 재정지원사업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학특성화사업(CK)은 사업대상자 선정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선정기준을 변경하거나 선정기준과 달리 평가 결과 후순위 사업단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했다.

 

고교교육정상화 사업 역시 사업대상자 선정 기준을 사전에 마련해 공고하지 않고, 매년 사업대상 선정평가가 완료되어 대학별 평가 점수와 순위가 정해진 이후에야 선정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선정과 탈락 대학이 뒤바뀌는 사례까지 적발되었다.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이 총체적 부실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 전면 개편 필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신뢰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며 대학구성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검찰은 특검 수사 결과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자들을 엄중히 수사해야 한다. 아울러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을 줄 세워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교육부 재정지원사업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경제논리에 종속된 기조를 바꿔 대학 지원과 육성 관점에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현재의 몇몇 대학을 선정해 차등 지원하는 특수목적지원사업을 대학 교육 및 연구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일반지원사업 중심으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특정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차등지원 사업은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보장된 상태에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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