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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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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발전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2.04.01 조회수 :219

대학들이 광고와 홍보비를 쏟아 붓고 있다.


대학발전 위한다며 사립대학들이 심혈을 기울이면서 나타나는 풍경들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교원 확보나 연구 및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 장학금 증액 등과 같은 실질적 교육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질 않는다. 상당부분의 예산이 이월·적립금으로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당국자들이 들으면 뭘 모르는 소리라 할 것이다. 머지 않아 외국대학이 국내에 들어오고, 대학 입학 예정자도 줄어든다. 세계는 바야흐로 국경 없는 경쟁시대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의 교육여건 개선보다는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물론 대학들이 교육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 화려한 건물 공사를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법인이 부담하는 예산은 거의 없이 상당액을 학생등록금에서 의존하고 있다. 대학의 외형을 늘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란다.


대학 구성원들도 여기에 일정정도 동조하고 있을 것이다. 홍보비와 건설비를 쏟아 부어, 학교 외형을 화려하게 만들면 자기대학 이름이나 총장이 언론에 나오게 된다. 그러면 국민들이 알게 되고 취업도 잘될 것이며 신입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 아닌가 하며 말이다. 이월·적립금도 먼 장래에 대학이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무한 경쟁시대에 대학 발전을 위한다는데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과연 지금 대학의 모습이 대학발전의 본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


솔직하게 말해보자. 지금 거론되고 있는 대학 발전은 대학의 서열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설명이 불필요 할만큼 심각한 대학 서열 문제가 홍보하고, 학교외형 늘린다고 극복될 수 있을까. 물론 비슷한 규모의 대학보다 나아진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나아진다는 것이며, 또 교육여건과 연구여건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아지면 무엇 하려는가.


대학발전의 본질은 교수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고 교육받는 것이며, 직원들 역시 좋은 환경에서 안정되게 근무하게 만드는데 있어야 한다. 세계와의 경쟁도 여기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학생등록금을 받는 것도 결국 이러한 조건을 충당시켜준다는 취지에서 징수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학 당국은 학생등록금을 전액 교육환경개선 사업에 투자하고, 법인전입금, 기부금 등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해도 부족할 예산을 이월·적립금 쌓고, 법인이 부담해야할 기본 시설 확충 비용으로 충당하면서 대학 발전 운운하는 것은 분명한 거짓말이다. 대학간 경쟁과 발전은 현재적 과제이지 미래형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정한 대학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도 대학 당국은 교수·학생·직원의 대학 운영 참여를 원천봉쇄하고 있으며, 예·결산조차 형식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대학 당국은 비용부담을 원할 때만 교수·학생·직원을 대학 발전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법인과 대학 당국자들의 노력과 희생은 별로 보이질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학 당국자들은 왜 앞장서서 국가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정부에 대학간 차등을 조장하는 각종 정책의 폐지를 촉구하며, 법인의 전입금 확충을 위해 노력하지 못하는가 말이다.


대학 발전을 위한 노력은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해야 한다. 필요할 때만 애타게 호소하는 대상이 아닌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 발전은 여건만 개선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대학 구성원들과의 논의 속에 20년 3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걸맞는 각자의 역할을 요구할 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정부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면서 말이다.


2002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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