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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4.09.19 조회수 :653
교육부는 18일 2015년도 교육부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도 교육부 예산 총액은 55조 1,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8,841억원 증액 편성했다. 교육분야 예산은 50조 9,116억원이며, 이중 고등교육 예산은 10조 5,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8,821억원 증가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고등학교 무상교육 관련 예산은 아예 책정되지 않았고, ‘누리과정’, ‘초등 돌봄 교실’ 등 주요 교육복지 사업에 대한 예산도 대부분 '0원'이다.
<표1> 2015년도 교육부 예산안 | |||||
(단위 : 백만원) | |||||
구분 | 2013년 | 2014년 | 2015년 | 증감 | |
(14-13) | (15-14) | ||||
총액 | 53,826,406 | 54,248,094 | 55,132,188 | 421,688 | 884,094 |
◦교육분야 | 49,629,485 | 50,427,706 | 50,911,568 | 798,221 | 483,862 |
- 고등교육 | 7,564,665 | 8,652,036 | 10,534,089 | 1,087,371 | 1,882,053 |
9,219,842* | 1,087,371 | 567,806 | |||
ㅇ사회복지분야 | 4,196,921 | 3,820,388 | 4,220,620 | -376,533 | 400,232 |
주1) 기금 포함, 내부거래 및 보존지출 제외 주2) *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통합함에 따라 증가하게 될 1조 3,142억 4,700만원을 제외한 금액 |
일부 언론의 ‘고등교육예산만 대폭 증액’ 보도, 사실과 달라
이런 사실을 두고, 일부 언론은 초중등 예산은 삭감되고, 고등교육예산만 대폭 증액됐다고 보도했다. 물론 초중등 예산 삭감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진보 교육감 길들이기'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도 맞다고 본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대학 예산만 대폭 증액됐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일까? 결론은 전혀 그렇지 않다.
2015년 고등교육예산이 1조 8,821억원 증액된 것은 맞는데 여기에는 국립대학 기성회비 1조3,142억원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교육부가 법원으로부터 불법 판결(2심)을 받은 국립대학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통합 징수하고, 이를 국립대학 운영 경비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금액을 제외하면, 고등교육 예산은 9조 2,198억원이며 전년 대비 5,678억원 증가한 것이며, 2014년 증가액의 절반 수준에 그칠 뿐이다.
‘불법’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통합 징수해 ‘합법화’하겠다는 교육부
현재 국회에는 기성회회계를 일반회계와 통합시켜 교비회계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국립대 재정회계법'이 제출되어 있다. 반면, 야당은 그 동안 근거 없이 징수해 온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통합할 것이 아니라 국고 지원으로 대체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국립대학 구성원들 역시 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기성회비를 폐지하고 국고로 대체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연구소 역시 수차례에 걸쳐 ‘기성회회계 문제는 ‘국립대 재정회계법’을 도입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부담하는 기성회비를 정부가 국고로 충당해 불법 징수와 편법 운영 논란을 일거에 불식시키자’고 주장해 왔다. 이렇게 되면 국립대학 ‘반값등록금’도 자연스럽게 도입될 수 있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국립대학 재정회계법’이 연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을 대비해, 기성회비를 수업료(일반회계)로 통합징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을 대비해 예산을 책정한 것도 문제지만, 어떻게 정부가 법원으로부터 불법 판결을 받은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통합하는 ‘꼼수’를 통해 합법화하겠다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서울대, 인천대 법인화 대학 414억원 증액, 국립대도 법인화 유도?
2015년 증액된 고등교육 예산 중 법인화한 국립대학 예산 증가액만 414억원이다. 서울대는 전년 대비 334억원을 증액했고, 인천대도 80억원 증액했다. 개별대학에 이처럼 많은 예산이 증액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른 국립대학들도 법인화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인천대는 인천시 및 기획재정부와의 갈등으로 예산 부족현상을 겪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부가 차입금 이자 상환 예산에 운영비 일부만 지원하던 기존의 입장에서 더 나아가 2015년에 62억원을 추가 지원한 것은 기존의 일반 국립대학에 지원하던 방식과는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2015년 국립대 관련 예산이 2014년보다 1,962억원 증가했지만, 인건비(1,202억원)와 국립대학 실험실습실 안전 환경 기반 조성(1,500억원)이 주로 증액됐고, 실험실습기자재 확충비(20억원)와 입시 및 논문심사료(15억원) 등은 감액됐고, 시간강사 처우개선 지원은 전년과 같이 동결됐다.
<표2> 2015년도 교육부 예산 주요 사업 내역 | |||||
(단위 : 백만원) | |||||
구분 | 2013년 | 2014년 | 2015년 | 증감 | |
(14-13) | (15-14) | ||||
맞춤형 국가장학 제도 | 3,163,440 | 3,866,724 | 4,180,956 | 703,284 | 314,232 |
-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 2,941,918 | 3,675,299 | 3,845,630 | 733,381 | 170,331 |
- 한국장학재단 출연 | 221,522 | 191,425 | 335,326 | (30,097) | 143,901 |
서울대학교 출연 지원 | 369,738 | 408,346 | 441,716 | 38,608 | 33,370 |
인천대학교 법인화 성과 관리 | 0 | 4,000 | 10,200 | 4,000 | 6,200 |
인천대 장기차입금 이자 상환 | 1,800 | 800 | 2,660 | (1,000) | 1,860 |
대학 구조개혁 지원 | 17,943 | 5,766 | 15,451 | (12,177) | 9,685 |
지방대학 육성사업 | 0 | 203,140 | 207,540 | 203,140 | 4,400 |
- 특성화 지원 | 0 | 191,040 | 191,040 | 0 | 0 |
- 지역선도대학 육성 | 0 | 10,000 | 15,000 | 10,000 | 5,000 |
- 사업관리비 | 0 | 2,100 | 1,500 | 2,100 | (600) |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 | 0 | 57,272 | 59,400 | 57,272 | 2,128 |
국립대 인건비 | 1,504,001 | 1,549,609 | 1,669,793 | 45,608 | 120,184 |
국립대학 시설 확충 | 405,567 | 345,403 | 347,395 | (60,164) | 1,992 |
국립대학 실험실습기자재 확충 | 0 | 67,274 | 65,274 | 67,274 | (2,000) |
국립대학 실험실습실 안전 환경 기반 조성 | 0 | 0 | 150,000 | 0 | 150,000 |
전문대학 자율역량 기반 조성 | 1,433 | 1,289 | 1,305 | (144) | 16 |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 사업 | 254,000 | 269,575 | 296,924 | 15,575 | 27,349 |
-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 | 0 | 268,691 | 295,840 | 268,691 | 27,149 |
- 사업관리·운영비 | 0 | 884 | 1,084 | 884 | 200 |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 | 25,000 | 19,500 | 19,500 | (5,500) | 0 |
주1) 기금 포함, 내부거래 및 보존지출 제외 |
구조조정 예산은 증가 또는 유지
법인화된 국립대학 예산 못지않게 증가하거나 유지된 항목이 대학구조조정 관련 예산이다. '대학구조개혁 지원'(155억원)에 97억원이 증액됐고, 구조조정을 동반하는 지방대학 육성사업의 주력인 '지방대 특성화사업'(1,910억원)은 그대로 유지 됐으며, '수도권대특성화사업'(539억원)도 예년 수준이었다.
또한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2,958억원)은 무려 273억원이 증액(사업관리·운영비 11억 포함) 되었는데, 이는 정부가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 육성' 구조조정 방침을 예고했던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가 ‘지방대학 육성’과 ‘전문대학 육성’이었다. 그러나 예산 편성 결과는 국립대학의 법인화 요구와 더불어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을 ‘육성’의 대상이 아니라 ‘구조조정’의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시장주의식 구조조정을 더욱 강력하게 밀어 붙이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대선 공약 ‘반값등록금’ 완성?
2015년 교육부 예산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 박근혜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 관련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시 정부가 4조원과 대학 자체노력 3조원을 투입해 ‘소득 1~2분위는 전액 무상, 3~4분위는 3/4, 5~7분위는 반값, 8분위는 1/4 지원함으로써 2014년에 실질적인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을 완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5년 국가장학금 1,425억원 증액을 포함, 대학생근로장학금과 우수학생국가장학사업, 희망사다리장학금 등 모두 1,703억원을 증액했다. 정부는 대학자체노력(등록금 인하, 장학금 확충)까지 포함하면 2015년에 대통령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이 완성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교육부의 ‘2015년 국가장학금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실현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겠으나, 비록 약속보다 1년이 늦어졌다고 해도 박근혜정부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산을 증액시켰다는 사실만큼은 평가해 줘야 하다고 본다.
그러나 국가 예산과 기존의 대학 장학금을 포함해 ‘반값등록금’을 완성했다는 박근혜정부의 주장은 국가 자체 예산으로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을 요구했던 대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아울러, 현행 국가장학금 제도가 법적 토대를 갖추고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예산 증액을 통해서 추진되면서 안정적 예산 확충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특히 국가장학금 예산으로 인해 교육 부문의 타 분야 예산 위축이나 증액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점 또한 문제라 할 수 있다.
OECD와 여전히 거리 먼 대한민국 고등교육
얼마 전 발표된 2014 OECD 교육지표는 우리나라의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14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등교육 부문에서 민간부담 비율은 OECD 평균(0.5%)의 네 배에 달하는 1.9%였다. OECD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등록금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그만큼 사립대학에 의존하면서 고액의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OECD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고등교육체제를 정부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하고, ‘반값등록금’ 등을 포함 고등교육 지원과 육성을 정권의 의지가 아닌 법과 제도로써 확고히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위에서 지적된 기성회계의 일반회계 편입 등을 비롯한 문제점은 2015년 교육부 예산을 심의할 국회에서 반드시 논의해 바로 잡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고등교육 육성과 이에 따른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