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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2.12.07 조회수 :595
이 글은 2012년 12월 6일 「반값등록금실현과 교육공공성강화를 위한 국민본부」가 주최한「대선 후보 등록금 공약 평가 토론회 ‘반값등록금,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서 발제한 것이며, 12월 5일 현재, 각 당이 공개한 공약집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
1. 후보별 등록금 관련 주요 공약
□ 박근혜 후보 공약
○ 박근혜 후보는 11월 21일 ‘행복교육 5대 실현방안’을 통해 △국가장학금을 추가 확충해 2014년까지 반값등록금을 실천하고 △취업후 학자금 대출제도(ICL) 이용자격을 전체 소득으로 확대하며 대출이자율을 실질적으로 0%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함. ‘반값등록금’은 소득 2분위까지는 등록금 전액, 3~4분위는 75%, 5~7분위는 50%, 8분위는 25%를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며, 필요 예산은 2011년 기준 대학등록금 총액 14조원의 절반인 7조 원 이라고 밝힘.(국가 4조원, 대학 자체장학금 2조원, 대학 자구노력 1조원으로 마련)
○ 앞서 박근혜 후보는 7월 17일 ‘즐겁고 행복한 교육만들기 8대 약속’ 을 통해 △대학 회계투명성을 확대하고 △고등교육 재정을 GDP 대비 1%까지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힘.
□ 문재인 후보 공약
○ 문재인 후보는 11월 27일 메니페스토 정책공약집을 통해 고등교육 관련 공약을 발표함. 주요 내용은 △2013년 국공립대, 2014년 사립대까지 반값등록금을 도입하고 △국가차원에서 등록금 표준액과 상한액을 설정하며 △재원확보 방안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도입하겠다고 함.
○ 대학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등록금 상한, 교부금 사용내역 제출의무 및 회계감사, 법인전입금 규모 등을 포함해 ‘교부금 협약’을 체결하고 △비리․부실대학에 대해서는 재정지원과 대학구조조정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힘.
□ 이정희 후보 공약
○ 이정희 후보 측에서 제출한 ‘통합진보당 등록금 정책’에 따르면 대학체제개편 맥락에서 등록금 정책을 제시함. 대학체제개편은 △국립대는 권역별로 특정 계열을 특성화시켜 전국단위의 종합대학체제를 구축하며, △사립대는 평가를 통해 정부책임형사립대와 독립형사립대 체제로 구분함. 대학 등록금은 2014년 기준 국․공립대와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은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며, 2018~2020년까지 국․공립대는 무상교육, 정부책임형 사립대는 1/4 등록금, 독립형 사립대는 단기적으로 등록금의 20%를 지원하되 점차 축소하겠다고 밝힘.
○ 재정확보 방안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하고, 2013년 내국세의 8%를 시작으로 2017년 10%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안으로 설계.
<표1> 후보별 등록금 정책 비교 검토
구분 |
박근혜 후보 |
문재인 후보 |
이정희 후보 |
등록금인하 |
× |
반값으로 인하 |
국공립+정부책임형사립대 반값 |
지원대상 |
소득 8분위 이하 |
전체 대학생 |
국공립대, 정부책임형 사립대 |
재원확보방안 |
△ |
고등교육재정교부금 |
고등교육재정교부금 |
등록금상한액 |
× |
○ |
× |
사학공공공방안 |
대학회계투명성강화 |
교부금협약체결 |
평가를 통한 조건부 지원 |
주) 이정희 후보 공약은 2014년 방안 기준 ※ 자료 : 각 당에서 발표․제출한 등록금 관련 정책자료집 |
2. 공약 평가
○ 공약 평가에 앞서 ‘반값등록금 정책’의 의의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음.
○ 대학 등록금 문제의 가장 심각성은 등록금 자체가 비싸다는 것임. 대학 등록금은 OECD 국가 중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고액이고, 전체 가계의 절반 가량은 연간 소득의 1/5 이상을 모아야만 사립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어 대다수 서민․중산층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 따라서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고 등록금’ 정책을 ‘저 등록금’ 정책으로 전환해야 함.
○ 이와 함께 우리나라 대학은 ‘사학’ 의존도가 매우 심각함. 2012년 기준으로 전체 대학생 10명 중 8명이 사립대학에 다니고 있음. 단기적으로 국․공립대 비율을 높일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운영하고 있는 사립대학에 정부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대 지원함으로써 ‘정부책임형 사립대학’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함.
○ 수 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정부 예산을 투입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만큼 ‘퍼주기식’ 정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국고지원 대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방안이 마련되어야 함.
□ 박근혜 후보, 이명박정부 국가장학금 제도 문제점 답습할 우려
○ 박근혜 후보의 ‘반값등록금’ 공약은 이명박정부의 국가장학금 제도 기조를 유지하되, 예산 규모를 2013년 2조 2500억 원에서 2014년 4조 원으로 확대하고, 지원 대상을 소득 8분위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임.
○ 우선 박근혜 후보 공약은 ‘고액 등록금’ 문제를 개선하기에 한계가 큼. 대학 등록금은 현행대로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정부는 대학별 등록금 액수와 무관하게 학생 개인의 소득에 따라 차등적으로 장학금으로 보존해주는 것이기 때문임. 물론 대학자구노력을 통해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겠지만 실효성이 미미함. 실제로 국가장학금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12년 정부 예산 1조 7500억 원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등록금은 전년 대비 3.9% 인하에 그쳤음. 그 결과 2012년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739만 원에 달해 고액 등록금 문제는 해소되지 않음.
○ 또한 박근혜 후보는 소득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기준 등록금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음. 박근혜 후보가 언급한 정부지원액 확대 규모(2013년 예산 계획 대비 1.75조 원 확대)로 볼 때 현 정부와 동일하게 국립대 등록금(450만 원)을 적용할 가능성이 큼. 이렇게 되면 2014년 국립대학은 소득 7분위까지 반값등록금이 가능하지만 사립대학은 ‘70% 등록금’ 수준에 그치게 됨. 따라서 반값등록금 정책이라 하기에 부족함.
<표2> 박근혜 후보의 ‘소득별 장학금’ 추계액
구분 |
2분위 이하 |
3~4분위 |
5~7분위 |
8분위 |
9~10분위 |
지원비율 |
등록금 전액 |
75% |
50% |
25% |
- |
지원액 |
450만 원 |
338만 원 |
225만 원 |
113만 원 |
- |
등록금 대비 비율 |
60.9% |
45.7% |
30.4% |
15.2% |
- |
주1) 소득분위별 지원액은 2012년 국가장학금 기준액인 국공립대 등록금 450만 원을 기준으로 산출함 주2) 등록금 대비 비율 = 소득분위별 지원액 ÷ 2012년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739만원) |
○ 2011년 등록금 수입 14조 원을 기준으로 2014년까지 7조 원 예산을 마련해 반값등록금을 실천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재정 확보 방안이 없음. 2014년 이후 계획도 불투명해 안정적인 등록금 정책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명확함.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이전인 7월 17일 발표한 교육관련 8대 약속에서 ‘고등교육 재정을 GDP 대비 1%까지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또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마저도 대선 공약으로 밝힌 행복교육 5대 방안에서는 제외 됨.
○ 대학 자체노력으로 마련해야 하는 3조 원(장학금 2조원, 자구노력 1조원) 예산도 변수가 큼. 이명박정부가 시행한 2012년 국가장학금 제도를 분석한 결과 4년제 사립대학 중에서 등록금 인하 또는 장학금 확충 방식으로 대학자체노력을 충분히 한 대학은 56.3%에 그쳤음. 즉 절반 가량의 대학들이 정부가 대학자구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배정한 국가장학금 Ⅱ유형 예산에서 ‘대학별 배정 예산’ 만큼도 자구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임. 또한 정부가 대학에 재정지원을 확대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대학자구노력 방안으로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확충을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음.
○ 국가장학금 제도는 개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막대한 정부 예산을 투여하면서도 사립대학 개혁을 이끌어내기 어려워 현재 제기되고 있는 사학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할 우려가 큼.
○ 한편 취업후 학자금 대출제도 이용자격을 전체 소득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긍정적임. 그러나 대출이자율을 실질적으로 0%로 하겠다고 했는데, ‘실질적’으로의 의미가 무엇인지 불명확함. 이자율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해 사실상 이자율 0%로 하겠다는 것이라면, 현재 이자율인 3.9%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 (∵소비자물가상승률 2009년 2.8%, 2010년 3.0%, 2011년 4.0% / e-나라지표 기준)
○ ‘대학회계투명성 방안’ 공약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공약 평가를 할 수 없음.
□ 문재인 후보 공약, 반값등록금 실현은 긍정적이나 사학개혁방안 미흡
○ 문재인 후보 공약은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한 반값등록금 정책을 담고 있음. 즉 정부가 등록금의 반값 수준으로 ‘등록금 표준액’을 책정하고, 등록금 표준액만큼 대학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임. 이렇게 되면 사립대학 등록금도 연간 370만 원(2012년 기준) 수준으로 인하되어 ‘고 등록금’을 ‘저 등록금’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됨. 또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도입해 초․중등 부문과 같이 고등교육 부문도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함.
○ 정부가 반값등록금 만큼 대학에 직접 지원을 하게 되면 <표3>과 같이 사립대학 수입구조가 변화됨. 등록금수입 비중은 2011년 기준 60.2%에서 30.1%로 감소하는 반면, 국고보조금 수입은 3.6%에서 33.8%로 10배 가량 늘어남. 여전히 OECD가 정한 ‘정부 의존형 사립학교’의 기준인 재정의 50% 이상 지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해방 이후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해 운영해오던 사립대학 재정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음.
○ 한편, 문재인 후보 공약에는 사학개혁 방안이 없음. 물론 “등록금 상한, 회계감사, 법인전입금 규모 등을 포함한 교부금 협약을 체결해 대학의 공적 책임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회계부분에 국한 된 방안 임.
○ 사립대 법인과 대학운영의 문제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며,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 이후 지금까지도 주요 사립대들은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있는 등 불법이 만연함. 더욱이 우리 연구소 분석 결과, 정부가 등록금 인하 정책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는 적립금을 늘리고 교육여건 투자는 줄이는 등 재정 운영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음. 이와 같이 사립대학 운영의 공공성, 투명성이 불명확한 상황에서는 정부 재정지원 확대가 등록금 문제의 근본 해결로 이어지기 어려움. 따라서 사립대학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함.
□ 이정희 후보 공약, 등록금 정책과 대학구조개편을 무리하게 연계
○ 이정희 후보 공약은 국․공립대, 정부책임형사립대, 독립형사립대로 대학구조를 개편하고, 이에 따라 등록금 정책을 차등적으로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등록금 정책이 대학구조개편 논란으로 이어져 당장 시급한 반값등록금 정책 추진이 늦어질 우려가 큼. 대학구조개편은 학령인구감소, 국․사립대 비중 조정, 지역균형발전, 대규모 대학 규모 조정, 교육여건 개선 등을 고려해 종합적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임.
○ “국립대는 무상교육을 지향해야 하지만 사립대는 자생적인 개혁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건부 지원 방식이 타당하다”는 주장에도 문제가 있음.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확산 된 이유는 사립대학 등록금이 연간 1천만 원에 달해 대다수 서민․중산층 가계가 부담하기에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임. 따라서 국, 사립을 구분하고,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조건부 지원하겠다는 방안은 등록금 문제 해결 정책으로 불합리함.
○ 또한 사학 운영자들의 개혁 노력에 따라 해당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정책 대상자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부실 운영의 폐해를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것임. 이명박정부도 대학 운영자들의 부실 운영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 지원 제한 대학 학생에게까지 Ⅰ유형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음.
○ 평가를 통한 정부책임형 사립대 선정 방식도 논란이 될 수 있음. 평가 지표를 무엇으로 할지도 논란의 여지가 크며, 정부 등록금 정책에 반감이 큰 사학 운영자들로부터 사립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반발에 직면할 수 있음. 수도권 주요대학 중심으로 ‘독립형 사립대학’으로 남을 경우 정책 도입 의도와 달리 소수 독립형 사립대와 대다수 일반 사립대로 이분화 되는 양상이 나타날 우려도 큼.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대학의 서열화와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