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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2.04.18 조회수 :545
교육과학기술부는 4월 16일 ‘지역대학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했다.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 예산을 확대하고, 국립대 교원을 확충해 ‘지방대학 특성화’를 촉진하며, 편입학 제도를 개선해 ‘지역인재 유출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시안을 바탕으로 권역별 토론회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논의를 거쳐 6월경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16일 한밭대에서 『지역대학 발전 방안(시안)』을 발표했다.(사진=교과부홈페이지)
정권말기 급조한 ‘지방대 정책’
지방 공동화 현상에서 비롯된 지방대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권 초기부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총괄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범 부처차원에서 유기적으로 연계한 정책을 추진했어야 한다. 지방대학이 직면한 위기는 단편적인 사업들로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기존에 추진되고 있던 정책들을 중심으로 일부 사업에서 예산을 확대한 수준에서 ‘지역대학 발전방안’이라고 제시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대학구조조정과 규제완화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 지방대 위기를 심화시켰다. 수도권 대학들의 캠퍼스 설립을 부추기고, 지방대학들의 수도권과 인근지역으로의 진입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수도권 집중도 심화되었다.
더욱이 ‘지역대학 발전방안’은 정권 말기라는 시기적 한계로 인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도 어렵다. 레임덕 현상으로 인해 추진력이 떨어질뿐만 아니라, 내년에 들어설 차기 정부의 정책으로 연계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학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키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편입학 정책 등 지방대학 육성 정책 될 수 없어
지방대 인재유출 방지차원에서 제시된 편입학 축소방안은 대학서열화와 학벌주의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편입학 경쟁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06년부터 편입학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이고, 교원확보율을 고려해 편입학정원을 선출하도록 함으로써 편입학 정원을 크게 줄였으나, 아직까지 지방대 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 이는 편입학 제도 개선이 근본적인 지방대 육성 정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편, 그 외 지역대학 육성정책들도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지역대학 특성화 정책이라고 제시한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은 기존에 추진되고 있던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 지역거점연구단 지원사업을 통합한 것이다. 이중에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은 당초 2009~2013년 5년간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사업 성과에 대한 평가없이 신규사업으로 통합되었다.
지역 대학원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사업에서 지역인재 트랙을 신설하고, ‘국가장학금’ 지원시 지방대학 학생들의 수혜비율을 높이겠다는 방안도 재정지원 확충없이 배정된 예산에서 지방대 비율만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립대 교원확충 정책도 성과와 연계한 교원배정 정책일뿐만 아니라 전임교원확보율을 100%로 맞추기 위해 국립대 입학정원을 2025년까지 20% 가량 줄이겠다고 했다. 이는 OECD 국가중에서 국립대 학생수가 가장 적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고등교육 공공성을 약화시키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이 보유한 적립금의 1/10을 교원․학생들이 창업한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정책도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대학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창업 지원을 목표로 적립금 축적을 부추겨 당장의 교육여건 지출을 축소시키게 만드는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다.
지방대 정책 실패 원인 규명 선행되어야
역대 정부에서 지역발전 및 지방대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시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단편적인 사업들을 열거해 지방대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과거 정부의 지방대 정책이 실패한 원인을 면밀히 평가․분석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을 육성하고, 국가균형발전과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지방대학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