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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5.05.27 조회수 :800
교육부는 26일 ‘선취업 후진학 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한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편(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대학 내에 ‘성인학습자의 계속교육 수요를 전담하는 단과대학을 신설’하고, 여기에서 학위과정과 학점과정 및 비학위과정을 운영하게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을 2015년 말까지 확정하고, 2016년 10개 내외의 대학을 선정해 행・재정 지원을 해 2017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도입
‘전 국민 100세 시대’에 교육부가 평생교육시스템을 정비・개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정부는 '100세 시대 국가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제3차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13~’17)” 수립, ‘평생학습 중심대학 선정’ 등을 통해 평생교육 관련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교육부 개편안은 많은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2018학년도부터 학위과정은 정원 내・외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학부정원을 평생교육과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설치되면, ‘대학 부설로 존재하던 평생교육원이 대학의 정규학사조직으로 편입됨으로써 대학의 우수한 인력 등의 자원 활용이 쉬워지고, 교육에 대한 질 관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부의 기대
그러나 대학 부설이던 평생교육원이 단과대학으로 개편된다고 해서 교육부 기대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추진 중인 ‘평생학습중심대학육성’ 사업을 시작했던 이명박정부는 2008년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부설 평생교육원이 수익창출기구로 인식되고 있고, 프로그램 개발비가 많이 소요되거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 능력 향상 관련 프로그램은 부족”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평생학습중심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의 변화 여부와 별개로 아직도 평생교육원을 운영 중인 상당 수 대학들은 ‘수익창출기구’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단과대학으로 편성한다고 해서 대학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까?
특히 교육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백화점식 전공개설이 아닌 지역 및 학교의 특성에 맞는 성인 특화형 학과(전공)를 개설・운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학과(전공)’는 이미 해당 대학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별도 단과대가 신설되면 그만큼 추가 투자를 하거나 아니면 한정된 자원을 나눠 활용해야 한다. 추가 투자는 현실성의 문제가, 자원 배분은 교육여건 악화라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에 대한 우려
또한 평생교육 단과대학에 선정된 대학은 모집 인원만큼 정원을 감축하지 않아도 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대학생 등록금과 평생교육원 등록금에서는 많은 차이가 난다. 단과대학을 신설하면 일반대학생이 재학할 때보다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학점당 등록금제로 운영해 성인학습자의 ‘학비 부담을 완화’시키겠다고 했다.
이들 대학이 정부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구조조정 여파로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재정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들 대학들은 학점당 등록금을 과도하게 산출해 학생들의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는 학부생에게 학점당 등록금제를 시행했던 일부 대학의 사례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신설될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학위를 원하는 성인학습자들을 모집한 후 교육의 질은 기존과 별반 다를 것 없이 학비만 비싸게 내고 다니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부터 평생교육 단과대학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우수모델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구조조정 위기에 몰린 일부 대학들이 온갖 편법으로 신입생을 유치한 후 ‘학위장사’를 하다 적발됐던 것처럼 평생교육 단과대학도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게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동안 정부가 ‘부실대학’의 대표 사례로 얘기했던 상황이 정부 정책에 의해 생겨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이다.
대학구조조정에 평생교육 끌여 들여서는 안돼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입학정원이 부족하게 된다’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평생교육 단과대학’ 계획도 부족한 입학정원을 성인학습자를 유치해 해결하라는 것으로 둘 다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교육부 스스로 ‘질 관리도 제대로 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 평생교육원을 끌어들여 해결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평생교육의 질 관리가 걱정된다면 예산 투자와 더불어 '단과대학 체제' 도입과 같은 '하드웨어' 개편보다 성인 특화형 교육과정 다양화와 질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부는 26일 ‘선취업 후진학 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한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미지 =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