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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는 대학 지원은커녕 교비 갖다 쓰는 학교법인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20.02.10 조회수 :81

논란이었던 대학 등록금 인상 여부가 ‘동결’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33개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립대 총장들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과 결이 다른 결론이다.

 

지난해 11월 4년제 사립대 총장 모임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지난 10여년간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해 대학 재정이 황폐해졌고 교육 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처했다”며 내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들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이를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고등교육 재정문제 해결 방안을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사실상 등록금 인상 불가 방침을 밝혔다.


결국 정부의 강경한 의지가 사립대학 등록금 동결 분위기를 이끌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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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월 22일(수)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2020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학의 어려운 현실과 학부모·학생 등록금 부담 사이의 간극이 제도적 대안의 필요성을 크게 만든다"며 

"고등교육 재정위원회를 구성해 재정 문제의 해결방안을 만들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미지=교육부 누리집) 


정부 강경 입장에 사립대 등록금 동결 분위기


그러나 대학 당국의 불만은 여전한 듯 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역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해 등록금 인상에 손을 못 대고 있다.”고 말했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황인성 사무처장 역시 대학 재원 확보와 관련 “현재 대학으로서는 딱히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재정의 효율성을 높일 방법은 이미 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10여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사립대학 재정이 어려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지껏 등록금 인상을 통해 손쉽게 재정 문제를 해결했던 사립대 입장에서는 10년 이상의 등록금 동결이 매우 고통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 동결 때문에 대학이 어렵다는 것과 “(대학이) 재정 효율성을 높일 방법은 이미 다한 상황”이라는 것은 다른 얘기다.

 

등록금이 10여년 간 동결됐음에도 고등교육 분야에서 현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1순위 정책으로 '등록금 부담 경감'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을 정도(33.0%, 한국교육개발원 2019 교육여론조사 결과)로 국민들의 등록금 부담은 크다.

 

그렇다면 대학 설립·운영 주체인 사립대학 법인은 재정 마련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과연 재정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을까.

 

대학 재정 부담 책임 있는 학교법인 재산운영 실태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이를 확인해 보자. 사립대학(일반대, 산업대, 대학원대학) 법인이 대학 재정 지원을 위해 활용하는 재산이 수익용기본재산이다.

 

2019년 현재 전국 사립대학이 보유한 수익용기본재산 총액은 무려 10조 3,732억원이다. 그러나 여기서 발생한 수입은 2,999억원으로 수익률은 2.9%에 불과하다. 2016년 3.6%를 정점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핵심 이유는 전체 평가액의 63.8%를 차지하는 토지 수익율이 0.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체 평가액의 19.3%인 건물은 수익율이 9.7%나 된다.

 

특히 토지는 지난 5년간 평가액이 1조원 이상 증액됐다. 아래 <표2>에서 보듯이 같은 기간 토지 보유 면적은 줄었는데, 평가액이 1억원 이상 증액된 것은 토지 평가액이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다.

 

수익률은 미약한데 평가액만 올라가고 있는 수익용기본재산. 사립대학이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1> 사립대학 수익용기본재산 평가액 및 수익율

(단위 : 억 원, %)

구분

토지

건물

유가증권

신탁예금

기타재산

2015

평가액

55,475

19,090

6,273

8,363

55

89,256

수입액

589

1,821

52

322

19

2,803

비율

1.1

9.5

0.8

3.8

33.8

3.1

2016

평가액

57,552

19,031

6,250

8,018

140

90,991

수입액

660

2,018

111

181

27

2,997

비율

1.1

10.6

1.8

2.3

19.3

3.3

2017

평가액

57,642

20,027

6,391

8,557

510

93,127

수입액

533

1,837

194

234

146

2,945

비율

0.9

9.2

3.0

2.7

28.6

3.2

2018

평가액

60,857

20,051

6,952

8,922

174

96,956

수입액

712

2,020

227

145

102

3,206

비율

1.2

10.1

3.3

1.6

58.6

3.3

2019

평가액

66,229

20,001

7,579

9,625

298

103,732

수입액

573

1,945

211

172

98

2,999

비율

0.9

9.7

2.8

1.8

32.9

2.9

자료 :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립대학재정분석 보고서, 사립대학재정통계, 각 연도


교육부가 오래전부터 저수익 수익용기본재산을 고수익으로 전환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이를 개선하지 않은 채 재정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은 사립대학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2> 사립대학 수익용기본재산 보유 현황

(단위 : , 천주, )

구분

토지

건물

유가증권

신탁예금

기타재산

2015

213,377

2,156

27,226

814

25

2016

213,033

2,170

28,695

822

25

2017

211,916

2,175

32,071

839

33

2018

212,116

2,243

29,985

885

27

2019

210,896

2,236

29,050

936

26

자료 :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립대학재정분석 보고서, 사립대학재정통계, 각 연도


사립대학의 부실한 수익용기본재산 운영은 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법인전입금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학교 수입에서 법인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 내외이며, 2018년은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3.6%를 기록했다. 

 

물론 2018년 수익용기본재산 수입은 3,206억원에 불과하지만 법인전입금은 6,738억원으로 2배 이상이다. 이는 학교법인이 수익용기본재산 수입에 기부금이나, 적립금 인출, 기타 수입 등을 법인전입금으로 전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립대학 전체 수입에서 법인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3> 사립대학 법인전입금 현황

(단위 : 억 원, %)

구분

2014

2015

2016

2017

2018

법인전입금

7,123

8,332

8,048

8,520

6,738

자금수입총액

191,614

189,435

189,787

188,606

186,052

비율

3.7

4.4

4.2

4.5

3.6

자료 :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립대학재정분석 보고서, 사립대학재정통계, 각 연도

 

학교법인, 스스로 부담해야 할 비용조차 교비에서 부담

 

문제는 법인이 재정적으로 대학에 기여하는 비중이 극히 낮으면서, 대학 등록금을 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가져다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법인은 대학 교직원 고용주체로서 교직원연금부담금과 건강보험료, 퇴직수당부담금 40%(2014년부터) 등의 법정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사립대학 법인이 학교로 전출해야 하는 법정부담전입금은 2조 6,770억원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법인이 부담한 액수는 1조 3,392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조 3,378억원은 교비에서 부담했다.

 

물론 교비에서 부담한 게 불법은 아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및 「국민건강보험법」은 학교법인이 부담하기 어려울 때 교비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회의록에 따르면, 당초 이 조항은 영세한 사립 초중등학교 법인을 위해 개정되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사립대학들도 이를 이용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12년 학교법인이 부담해야 할 "법인(연금)부담금을 학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학교회계의 부실을 초래하여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고, 특히 대학의 경우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학교법인이 교비에서 법인부담금을 부담하는 경우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법인부담금은 학교경영기관이 부담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으며 법정부담금은 원칙적으로 전액 학교법인이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법인이 수익용기본재산 활용도를 높여서 법정부담금만이라도 부담한다면 대학 재정 상황은 그만큼 개선할 수 있다.

 

정부 재정 책임 늘리되, 사학 법인 재산 운영도 개혁해야

 

대학 재정 부담 책임은 일차적으로 정부에 있다. 정부는 법·제도 개선을 통해 대학 재정 지원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 법인도 학교 설립·운영 주체이기에 국가 못지 않은 책임이 있다. 등록금 인상만을 유일한 대학 재정 해결책으로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부가 대학 지원 예산을 늘리더라도 사립대학 재산 운영과 관련, 수익용기본재산 운영 개선이나, 법인전입금 문제 등에 대한 개선 방안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팩트체크 전문 사이트 뉴스톱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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