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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력수급전망’에 따른 공대 증원, 타당한가?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6.01.13 조회수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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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인력수급전망에 따른 공대 증원, 타당한가?

 

20151230, 교육부는 2016년부터 신규로 추진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의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프라임 사업은 산업수요에 따라 학과를 개편하고 정원을 조정한 대학에 최대 300억원이 지원되는 대규모 재정지원 사업으로, 입학정원 5~10% 또는 100~200명 이상의 정원 이동이 참여조건이다. 이 때 정원 이동은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모집단위 간 정원 이동만이 인정되며, 대계열 내 중계열간 학과 조정에 따른 정원 이동은 50%만 인정된다.

 

교육부가 말하는 프라임 사업의 취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부와 기업이 경제 성장일자리 창출취업자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기 어려우니 대학이 구조조정인력 미스매치 해소취업자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라는 얘기다.

 

지난해 121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공학 및 의약계열만 인력의 초과 수요가 발생하고 그 외 전공계열은 모두 인력 초과 공급이 전망됐다. 결국 프라임사업을 통한 대학 구조조정이란 인문사회 및 교육(사범), 자연과학, 예체능 분야 정원을 줄여 공학 분야 정원을 확대하는 것이다.

 

 

1. 우리나라 공학 전공자 비율이 그렇게 낮은 것일까?

 

정부가 나서서 대학 공학 전공자를 확대해야 할 만큼 우리나라 공학 전공자 비율이 그렇게 낮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대학 학부과정 공학 전공자 비율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이미 높은 편에 속한다.

 

<1>은 미국과학재단에서 매년 발간하는 과학 및 공학 지표(Science and Engineering Indicators)’ 2014년 보고서를 기초로 주요 국가별 공학 및 자연과학, 사회/행동과학 전공자 비율(2010년 기준)을 비교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학 전공자 비율은 23.9%, 대학 졸업자 4명 가운데 1명은 공학 전공 졸업자이다. 자연과학 전공자(11.7%)2, 사회/행동과학 전공자(4.5%)5배 이상이다. 이는 중국(31.4%)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미국(4.5%), 영국(6.3%)은 물론 독일(13.3%), 일본(16.6%)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영국, 미국, 인도는 기초과학 분야로 볼 수 있는 자연과학 전공자가 공학 전공자보다 2.5배 이상 많다. 캐나다, 호주, 독일 또한 자연과학 전공자가 공학 전공자보다 많다. 기초과학 전공자가 공학 전공자의 절반에 불과한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일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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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기초 사회과학 분야로 볼 수 있는 사회/행동과학 전공자 비율은 우리나라 대학 학부과정 졸업자의 4.5%로 대만(3.2%) 다음으로 낮다. 경영학이 포함되어 유독 높은 비율을 나타낸 일본(36.2%)은 물론, 미국(15.6%), 영국(11.2%)이나 프랑스(8.0%), 독일(7.8%), 중국(6.1%)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연 기초과학(자연/사회) 분야 정원을 줄이고, 공학 분야 정원을 늘리는 것이 경제 선진화를 이루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는가? ‘지금과 같은 산업구조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전제가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2.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대학, 인문사회 줄이고 공학 분야 늘려와

 

대학 구조조정이 추진된 지난 10년간(2005~2015) 우리나라 대학에서 가장 많은 정원을 감축한 분야는 인문사회계열이다. 인문계열 입학정원은 4,509명 줄어 가장 큰 감소율(-9.7%)을 보였고, 사회계열 또한 5,915(-6.6%) 줄었다. 자연계열 입학정원 또한 1,899(-4.4%) 감소했다. 동일 기간 대학 입학정원이 7,530(2.3%) 늘었음을 감안하면, 대학에서 인문사회 및 자연과학 분야 비중이 크게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2> 2005년 대비 2015년 대학 학과 수 및 입학정원 변동 현황 대계열별

 (단위 : 학과, , %)

대계열

학과수

입학정원

2005

2015

증감

증감율

2005

2015

증감

증감율

인문계열

1,577

1,580

3

0.2

46,697

42,188

-4,509

-9.7

사회계열

2,443

2,547

104

4.3

90,146

84,231

-5,915

-6.6

교육계열

569

644

75

13.2

15,319

16,072

753

4.9

공학계열

2,304

2,498

194

8.4

77,595

84,610

7,015

9.0

자연계열

1,589

1,643

54

3.4

43,588

41,689

-1,899

-4.4

의약계열

349

647

298

85.4

10,529

22,780

12,251

116.4

예체능계열

1358

1,610

252

18.6

39,663

39,497

-166

-0.4

합계

10,189

11,169

980

9.6

323,537

331,067

7,530

2.3

1) 일반대학 대상 (2005173, 2015189)

자료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대학통계, 각 연도



반면, 의약계열 입학정원은 20051529명에서 201522,78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공학계열 입학정원 또한 7,015(9.0%) 늘었다.

 

인력의 초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공학 및 의약계열은 늘리고, 초과 공급이 전망되는 인문사회계열은 줄여왔다. 논란이 있는 교육(사범)계열을 제외하면 큰 틀에서 산업수요 전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학 정원이 조정되어 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학 구조조정인력 미스매치 해소-취업자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는 창출되지 않고 있다.

 

물론 세부전공에 따라 격차가 있는 만큼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확대해 온 경영등 일부 학과는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국가와 대학이 4년 후 취업이 잘될 세부전공까지 예측해 수급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융복합 학문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 세부전공별 수요에 따른 정원 조정을 대학 개편의 중심에 놓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한편 공학 및 의약계열은 2011년 이후 취업률이 가장 많이 하락한 분야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긴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란 얘기다.(<3> 참조) 정부와 기업이 일자리 창출로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3> 2011년 대비 2014년 대학 취업 현황 대계열별

 (단위 : 학과, , %) 

구분

총계

인문

사회

교육

공학

자연

의약

예체능

2011

65.5

59.1

63.4

53.4

76.1

62.8

84.9

55.5

2014

64.5

57.5

62.3

52.9

73.3

61.9

81.4

59.6

증감

-1.0

-1.6

-1.1

-0.5

-2.8

-0.9

-3.5

4.1

1) 4년제 대학 대상. 12월 조사 기준.

2) 취업률=취업자/취업대상자×100

3) 취업대상자=졸업자-(진학자+입대자+취업불가능자+제외인정자+외국인유학생)

4) 취업자=건강보험직장가입자+교내취업자+해외취업자+농립어업종사자+개인창작활동종사자+1인창()업자+프리랜서

자료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취업통계, 각 연도.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학의 공급과 산업수요의 양적 미스매치해소를 위한 졸속적인 대학 개편이 아니다. 5년 단위 인력수급 전망에 따라 학사구조를 개편하는 것은 대학의 혼란과 행재정적 낭비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현실성도 떨어진다. 더구나 다른 경제 선진국들의 추세와도 동떨어진 정부의 강제적인학사 개편은 더 큰 인력수급의 불균형과 대학의 획일화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현재 사업 선정을 앞두고 있는 프라임 사업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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