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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6.08.07 조회수 :521
지난 7월 25일 교육부는 ‘2005년도 대학·전문대학 행·재정 제재 확정내역’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학설립인가조건을 이행하지 않거나, 학부나 대학원 정원을 증원했음에도 이에 맞춰 수익용기본재산, 교사, 교원 등을 갖추지 못하거나, 예·결산 공개를 지연한 대학 51곳에 대해 정원동결 및 감축예고, 재정지원 감축 등의 제재를 확정했다.
대학자율화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면서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교육부가 지난 04년 ‘교육인적자원부 행정상·재정상 제재규정’을 마련하여 학교운영상 비리, 정원증원 및 대학신설 인허가조건 미이행, 각종 법령위반 대학에 대한 제재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에 교육부가 발표한 제재내용을 살펴보면 형식주의에 빠져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예결산 공개여부가 그렇다. 지난해 본 연구소가 전국 사립대학 예결산 공개실태를 분석한 결과 예결산 공개 법정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대학이 전체 사립대학 292개교(전문대 포함) 가운데 45.9%인 134개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공개 혹은 지연공개를 포함하여 공개내용과 방법에 대한 법정기준 준수여부를 평가한 결과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번에 이를 이유로 제재한 대학은 24개교에 불과하다. 특별한 사정으로 공개가 지연되었던 대학이 있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재 대상 대학이 너무 적다.
또한 예결산 미공개 혹은 지연공개 못지 않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형식적인 공개다. 대학의 재정운영 현황을 파악하기위해서는 교비회계뿐만 아니라 법인회계, 수익사업회계, 부속병원회계 등이 모두 공개되어야 하고, 각 회계의 구체적인 수입·지출내역이 명시되어야한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이 이를 지키지 않았음에도 교육부 제재 내용에는 이러한 지적이 없다.
다음으로 제재의 실효성 문제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거푸 제재조치를 받은 대학은 남부대, 한영신학대, 탐라대, 인천대, 나사렛대, 여주대,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 등 7곳에 이르며, 이 중 탐라대는 01년부터 계속 제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원동결 및 재정지원 감축이라는 행·재정 제재가 실제 대학운영자에게 별다른 자극이 안되고 있는 셈이다.
정원 동결 및 감축 예고 조치를 내린 대학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재정적 제재가 수반된 대학의 경우도 있지만 주야간 전환 조건을 미이행한 5개 대학은 정원동결 및 감축예고 조치만 내렸다. 예고 조치란 올해까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내년에는 정원 감축 제재를 내리겠다는 경고이다. 이는 대학들이 당초 약속한 이행 조건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1년의 유예기간을 준 것으로 교육부의 제재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의 대학 행·재정 제재가 교육여건의 질 개선 및 대학의 공공성 및 투명성 강화라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범위를 확대하고, 제재방식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 많은 대학 법인들이 법정부담금을 부담하지 않거나, 법인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대학 직원을 파견 근무시키고 있다. 또한 일부 대학은 장학금 10%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굳이 감사를 하지 않아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제재조치가 가능하다. 또한 재정지원 축소 혹은 중단이라는 제재는 대학구성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대학운영자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