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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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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문제 해결, 노당선자 나서라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3.01.20 조회수 :411

새해 벽두부터 대학 등록금이 들썩이고 있다. 국립대는 등록금 인상이 전면 자율화된 가운데, 입학금과 수업료 5%인상 방침을 밝혔으며, 정부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은 기성회비를 적게는 5%에서 많게는 33% 인상하기로 했다. 사립대학들도 대학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10%정도의 인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대학에 따라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며,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있다. 상당수 국립대학은 시간강사 강사료와 공공요금이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만으로 부족하여, 기성회비 인상을 통해 충당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는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이 부분을 보존해 주었다. 물론 정부 일반회계의 추경예산이 세입예산의 증액여부에 따라 가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이 때문에 무턱대고 기성회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은 교육재정 부담책임을 일단 국민들에게 전가해 놓고 보자는 한심한 발상이다.

 

사립대학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재정이 부족하다며 아우성인 사립대학들이 해마다 수천억원의 예산을 이월·적립시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 01년 전국 137개 일반대학 결산 결과, 한해 동안 4,004억원을 적립하고, 5,781억원을 이월시켜 모두 9,785억원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01년 이들 대학의 등록금 인상분인 4,878억원의 2배에 이르는 액수다. 다시말해 지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았어도 사립대학은 4,897억원을 남길 수 있었다는 의미다.

 

사립대학이 예산을 이월·적립시키면서 흔히 하는 말이 “장기적인 적립을 통해 대학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교육여건 개선이라는 눈앞의 과제를 놓고 볼 때 설득력이 없다. 또한 대부분의 사립대학 이월·적립금이 건물 신·증·개축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대학을 더욱 비대하게 만들겠다는 것으로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추세와도 맞지 않다.

 

우리나라 대학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맞다. 교육개방 등에 대처하고 세계 대학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육여건과 교육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런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주머니 털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더군다나 등록금조차 교육여건 개선에 모두 투자되지 않지 않은가.

 

대선 과정에서 이회창 당시 후보는 “청년실업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될 때까지 대학등록금을 동결하겠다”고 했다. 비록 선거용 공약이었다 할 망정 대학 등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갔던 것은 사실이다. 노무현 당선자가 이 공약을 채택해 올해 대학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범정부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교육재정 GDP 6%를 공약했다. 교육재정 확보는 결국 국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해결해 준다는데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 등록금 인상 여부는 대학 자율 문제 이전에 대학생 자녀를 둔 수백만 학부모들의 문제이다. 따라서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노력은 당장에 맞닥뜨린 대학 등록금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

 

얼마전 브라질 대선에서 집권한 룰라 대통령은 “신형 전투기 12대 도입과 관련한 7억6천만달러의 예산을 국가의 빈곤퇴치를 위해 전용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올해 국방예산을 보면, F-15K 전투기 사업 등 167개의 계속 사업에 5조5,219억원, 차기고속정 20척의 신규 착수 사업에 2,109억원이 편성되어 있다.

 

우리도 브라질처럼 이 예산을 교육에 투자할 수 없는 것인가.

 

2003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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