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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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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2.12.23 조회수 :377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는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국민들이 수구기득권 세력의 재등장을 막고 새로운 정치와 변화를 선택한 결과이다.

 

노무현은 당선자는 기쁨도 잠시, 앞으로 그가 헤쳐 나가야 할 길은 매우 멀고도 험하다. 각종 분야에 대한 정책 청사진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집행하기 위한 인선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교육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김대중정부의 집권 5년에 대한 평가에서 조사 대상자를 막론하고 모두가 교육분야에 최하위 점수를 주었다. 국민들이 김대중정부의 교육정책에 그만큼 실망했다는 의미다.

 

김대중정부의 교육개혁 실패는 무엇보다 전임 정권이었던 김영삼정부의 실패한 교육정책을 최소한의 평가작업 조차 없이 무턱대고 추종했던 데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노무현정부는 김영삼·김대중정부 10년간 추진되었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전면적으로 재평가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다음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폐기할 것은 과감하게 폐기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핵심 문제는 △대미예속 △정권의 투자부재 △차별교육 △부정·비리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문제는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발전을 저해시켜 온 결정적 요인들이다.

 

지난 50여년간 누적된 대학의 대미예속 문제는 우리 학문 생산의 토대를 붕괴시켰음은 물론 대학원 교육까지 피폐하게 만들었고, 국민들의 주체적인 의식 형성 과정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정권의 투자 부재는 대학의 교육여건 악화와 학부모 및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만 가중시켰고, 지역과 대학에 따른 정부의 차등 정책과 지원은 극소수 특권층 대학을 양산한 반면, 거의 대다수 대학과 그 대학 출신자들에게는 절망만을 안겨 주었다. 또한 국내 대학의 80%가 넘는 사학에 대한 부실 감사는 부정·비리의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이로 인한 학내 분규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노무현정부가 이들 문제를 극복하고 진정한 교육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적 시장원리’가 아닌 ‘화합과 평등’에 기반하고 민족 주체성을 계승·발전시키는 교육철학을 새롭게 정립하여, 교육개혁의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친미 수구·기득권 인사들로 구성된 교육계 인맥을 새로운 인사들로 교체하고 미국식 제도를 본 딴 한국의 교육제도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다시 개편해야 한다.

 

대학의 서열화와 차등화를 조장하는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열악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재정 마련 방안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사립학교법 등을 개정하여 온갖 부정·부패로 곪아 있는 사학을 수술하고 학내 민주적 질서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무현정부가 이와 같은 교육개혁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안을 수립하는 주체를 제대로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추진된 교육개혁은 교육현장의 주체와 국민들이 철저히 배제된 채 정권의 주변 인사와 교육계의 기득권 세력들에 의해서만 추진되었다. 이들은 대학의 자주·민주화나 부정·비리 척결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권력과 기득권을 더욱 공고화시키기 위한 왜곡된 교육개혁을 실시하였다. 이 점은 김대중정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무현정부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교육현장의 주체인 교수·학생·직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이들이 진정한 교육개혁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권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던 노무현 당선자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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