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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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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대학교육 공약을 검증한다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2.12.09 조회수 :392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전국을 돌며 각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부문과 관련한 공약들도 이미 발표되었다. 하지만 언론의 산발적 분석 외에 후보들의 교육공약에 대한 전반적 검토는 아직까지 없었던 것 같다. 여기에서는 이회창, 노무현, 권영길 후보의 대학교육과 관련한 공약을 비교하면서 그 방향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회창 후보는 시장원리를 강조한 공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노무현 후보의 경우 기회 균등을 강조하면서 시장원리를 도입하고 있다. 반면 권영길 후보는 공공성 강화와 교육비 부분에서 국가의 부담 및 책임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대중정부가 추진했던 시장논리에 따른 정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노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대중정부의 교육정책을 부분 수정하는 방향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의 각기 다른 정책적 배경은 ‘기여입학제’ 허용 여부에서도 갈린다. 이 후보는 장기적으로 허용, 노 후보는 원칙적 반대, 권 후보는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또한 대학 입시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2007년 완전자율화, 노 후보는 점진적 확대에 동의하나 본고사 부활까지는 반대함으로써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 후보는 국가 주도 대학입학 시험(현행 수능시험)폐지를 내놓았다.

 

교육재정 확보와 관련해서 이 후보는 GDP 7%, 노 후보는 GDP 6%를 제시했으나 재정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권 후보는 GDP 7%를 부유세 신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국방비 감축, 기업의 이윤에 기초한 교육특별세 신설 등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권 후보는 특히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타 후보들과 차이를 보였다.

 

교육철학, 교육재정과 함께 중요한 것은 교육관계법의 민주적 개정이다.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각 후보에게서 받은 답변서를 통해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살펴보았다. 우선 이 후보는 이 단체가 보낸 질의서에 문항별 답변을 피하고 부패사학에 대한 벌칙과 비리예방, 사학의 자율성 신장, 사학운영 투명성 제고 등에 대한 개괄적 의견만 제시하였다. 반면에 노 후보와 권 후보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매우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노 후보는 족벌세습 반대에서 권 후보와 같지만, 공익이사 도입안에서는 원칙적 동의와 적극적 동의로 견해 차이가 났다.

 

대학의 자치에 관건인 교수협의회, 학생회, 학부모회 법제화에 대해서 노 후보는 찬성하고, 권 후보는 견제를 넘어 학교 운영에 참여할 것을 주장했다. 또 권 후보는 교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이 후보와 노 후보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 후보와 노 후보는 교수노조합법화와 공무원노조합법화에 대해 유보적인 것으로 보인다.

 

대학서열 타파와 이와 관련된 지방대 육성 또는 지역간 균형 발전 정책을 보면, 이 후보는 대학서열타파에는 무응답이면서 권역별 초일류대 육성 및 지방대 졸업자 지방 공공부문 우선 채용안을 내놓았으며, 노후보는 서울대는 순수학문 중심 육성, 서울대와 대등한 지방대 20개 육성, 지방대학에 대한 획기적 재정지원으로 일류화 유도안을 내놓았다. 반면 권 후보는 대학서열화 철폐, 국·공립대 통합(장기적 무상교육 추진) 및 학력에 따른 사회적 차별 철폐를 내세웠다.

 

그러나 모든 후보들의 공약에는 근래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원 교육 활성화 정책이 빠져 있다. 대학원 교육 활성화는 우리 학문의 대외 종속을 타파하고 우리 학문을 확립하여, 우리 학문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사안이기 때문에 중요한데, 대선 후보들이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구체적인 내용은 별첨자료 표 참조)

 

유권자들의 선택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만 어떠한 후보를 선택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은 이제 유권자의 몫이다.

 

2002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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