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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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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노조 출범 1주년을 맞아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2.11.23 조회수 :590

지난 9일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은 출범 1주년을 맞아 기념식과 교권토론회, 해직교수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서울대에서 100여개 대학의 1,000여명의 교수가 참여해 출범시킨 교수노조가 벌써 두 살에 접어든 것이다. 교수노조는 그 동안 정부로부터 불법단체로 간주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 1년간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왔던 교수노조에 축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교수노조는 그 동안 대학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운영의 민주성 및 투명성 강화, 국가학문정책 수립, 교권 수호, 교육재정 확보, 교육·노동·시민·사회 단체들과 연대사업 등을 통해 대학 개혁과 사회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물론 짧은 기간 안에 큰 성과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맞서 보수적 집단(?)으로 인식되었던 교수사회가 노동조합을 출범시키고 활동을 펼쳤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큰 의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학은 정부의 무차별적인 신자유주의 공세에 ‘죽기 살기’식의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수·학생·직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교수 계약 임용제가 본격화되면서 교수사회는 매우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립대학들이 신규 교원을 1년 이하 기간으로 임용하고 있어 대학 교육의 질 저하와 교수들의 신분 불안 가중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사립대학 직급별 신규 임용자의 기간별 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0년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1,314명의 교원 가운데 12.3%인 162명이 1년 이하로 임용되었다. 아울러 2001년은 2000년보다 증가해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된 1,324명 가운데, 16.0%인 212명이 1년 이하로 임용되었다.

 

대학별로는 이화여대의 경우 최근 3년간 총 임용교원 161명 중 80.7%인 130명이, 아주대의 경우 총 임용교원 74명 중 54.1%인 40명이 1년 이하로 단기 임용되었다. 또한 동명정보대는 2000년과 2001년 총 임용교원 27명 중 92.6%인 25명, 세종대는 79명 중 98.7%인 78명, 한국외대는 35명 중 91.4%인 32명, 경주대는 2001년과 2002년 총 임용교원 29명중 93.1%인 27명이 1년 이하로 단기 임용되었다.

 

이 같은 상황은 “우수한 자질을 가진 교수를 채용하여 교육·연구·봉사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게 하는 여건을 구비함으로써,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교수임용 및 보수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계약제를 도입한다던 교육부의 방침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위에 나타난 통계는 대학들이 비용 절감과 교수통제를 위해 계약제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니 대학을 떠나라”는 대학 당국의 횡포에 교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는 교수노조 출범의 당위성과 합법화의 필요성을 증명해 준다.

 

교수노조는 이제 합법화와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 나가야 한다. 중단 없는 활동 속에 대학 구성원들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 그 속에서 대학 개혁과 교권 수호를 위한 명실 상부한 대학 내의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교수노조에 아쉬운 점은, 활동이 중앙조직 차원에서만 진행되고 노조의 근거지가 되는 개별 대학에서는 미비하다는 것이다. 불법 조직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모르는 바 아니나 대학별 조직을 강화·확대시키지 않고서는 중앙조직도 결코 힘있는 조직이 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교수노조가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맞서기 위해 출범한 조직인 이상, 대학 내의 직원노조 및 학생회와도 적극적인 연대 사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교수노조의 출범 1주년을 축하한다.

 

2002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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