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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2.10.28 조회수 :398
정부의 2003년도 교육예산이 발표되었다. 정부의 예산 발표는 GNP대비 6% 교육재정 확보를 공약했던 ‘국민의 정부’에서 편성하는 마지막 예산이라는 점에서 교육단체를 비롯한 대학 구성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결과는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부는 공약이행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밝힌 ‘2003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에 따르면, 기획예산처가 국회에 제출한 2003년도 교육예산은 24조3,739억원으로 올해보다 8.2%(1조8,457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학 관련 예산은 2조6,475억원으로 전체 교육 예산의 10.9%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학 예산이 2조5,251억원으로 전체 교육 예산의 11.2%였던 것과 비교하면 0.3%나 낮아진 것이며, 전년대비 증가율에서도 전체 교육예산 증가액인 8.2%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4.8%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할 경우 대학교육의 질적 재고를 위해 실제 투자되는 예산은 올해와 비슷한 1조5,000억원에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교육예산이 증액되었음에도 대학교육 예산의 비율이 낮아진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에 따라 초·중등예산이 내국세의 13%까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정부가 대학 관련 예산을 증액할 의지만 있었다면 고등교육 예산 비율도 충분히 높일 수 있었다. 정부가 대학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물론 국회 교육위원회는 기획예산처에서 제출한 교육예산을 심사하여 당초 예산보다 3,263억원을 증액시켰다. 하지만 증액된 예산도 초·중등교원 처우개선, 시도교육청 교부금, 유아교육, 특수교육 지원 등이 절반을 넘어 실제 대학에 지원되는 예산의 증액은 매우 미미해 교육위가 의미 있는 심사를 했다고 말할 수 없다.
2003년 대학 예산의 구체적 변동 현황을 보면, 당초 교육부가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해 강의 교수제를 도입하겠다고 신청한 720억원이 기획예산처에서 전액 삭감되었다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480억원 증액시키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하지만 학술연구조성사업비는 2,300억원에서 2,306억원으로 6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대학경쟁력 강화 평가 사업비는 9억7,500만원으로, 대학교육개혁 추진 사업비는 600억원으로 전년 수준으로 동결되었다.
교육예산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까지 150개 공·사립대학에 일률적으로 지원되던 공·사립대학시설·설비 확충사업비(일반지원사업비) 670억원을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공·사립대학특성화지원사업(특수목적지원사업비)에 포함시킴으로써 대학간 빈익빈 부익부를 더욱 부채질하도록 한 것이다. 이 밖의 일부 예산은 지난해보다 삭감되었으며, 정부 스스로 약속했던 예산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반면, 산업계 요구가 강했던 과학기술 분야는 대폭 증액되었다. 국내 이공계 대학(원)생 2만4,000명에 대한 장학금과 해외 유학생 3백명에 대한 지원, 젊은 과학자 전용 연구자금, 개발도상국의 이공계 인력 300명 영입 및 해외 고급 과학두뇌 200명 유치를 위해 1,158억원을 배정한 것 등이 그 사례다.
국회 예결위의 계수조정 작업이 끝나야 최종적인 교육예산을 알 수 있겠지만, 교육위원회가 심의한 내용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김영삼 정부에 이어 김대중정부의 대선 공약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다 할 수 있는 교육재정 증액 약속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한편, 국회 국방위는 지난 23일 2003년도 국방예산안을 심의, 17조4,064억원이던 기존 예산안에 차기구축함사업,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 고등훈련기 양산 등의 전력투자비 2,824억원을 포함해 모두 5,341억원을 증액해 의결했다.
2002년 10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