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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2.05.13 조회수 :512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9일 `사립대학 법인 및 재정관계자 회의`를 열고 이월·적립금 논란과 관련해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보다는 `몸집 불리기`에 치중한다는 비난여론이 높다"고 지적하고 "적립금과 이월금은 전입금·기부금 수입의 범위 내에서 명확히 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또한 학생들에게 투자되는 교육비 환원율이 낮다는 지적과 관련 "질 높은 교육을 위해서는 우수교원 확보, 첨단 실험실습기자재 구입 등 교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나, "일부 대학에서는 건물 신·증축 등 자산 증가에 과다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있으므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소요되는 직접 교육비의 적절한 투자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수신문`은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등록금은 학생교육을 위해 사용하고, 적립금은 법인 전입금과 기부금 범위내에서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설득력이 있다는 판단에서 교육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외에도 “2001년 결산은 2002년 5월 31일까지 학보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홈페이지 공개시 공개기간을 제한하지 말고 연중 공개”하도록 요구했으며, “공개 내용도 약식공개를 금하며, 어느 누구나 검색이 용이하도록 공지사항 등에 탑재하고,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이월·적립금에 관한 조치는 늦은 감은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라 여겨진다. 지난 3월 우리 연구소가 발간한 ‘사립대학 재정 백서’에 따르면, 해마다 등록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인상되고 있지만, 등록금 인상분이 실험실습비, 도서비, 장학금 등에 우선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교육여건 개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이월·적립금이나 토지매입, 건물 매입 및 신·증·개축 등과 같이 법인의 자산을 불리는 항목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2000년 현재, 학교에서 학생 교육에 직접 관련된 부분에 투자하는 예산을 등록금 총액과 비교한 교육비 환원율을 조사한 결과, 52.4%에 이르는 대학이 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교육부가 뒤늦게 나마 이월·적립금과 관련한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이러한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집행되느냐에 있다. 단적인 예로 교육부가 사립대학 결산을 5월 31일까지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지난해도 많은 사립대학이 공개를 하지 않았다.
우리 연구소가 지난해 6월 18일 전국 125개 사립대학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2000년 결산 자료를 공개한 대학은 전체의 절반 정도 수준인 69개 대학(55.2%)에 불과했으며, 이 가운데 자금계산서, 대차대조표, 운영계산서, 감사보고서 모두를 공개해 법정규정을 지킨 대학은 전체의 16.0%인 20개 대학에 그쳤다. 따라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치가 ‘말뿐인 조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사립대학들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이후에도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치가 어떻게 시행되고, 사립대학들이 이를 얼마나 준수하는지 대학구성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임을 밝혀둔다.
2002년 5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