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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 바뀔 때마다 성과급 잔치할건가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4.07.24 조회수 :621

서울대가 모든 교수에게 1인당 500만원씩 모두 96억 5,500만 원의 교육·연구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의 퇴임(7월20일)을 1주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오 전 총장이 2010년 실시된 총장 선거에서 ‘교수 실질연봉 300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이행 되지 않자 이를 보전해 준 것이라고 한다. 또 신임 총장 선출 이후 교수사회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도 한다.


그런데 서울대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명목으로 모든 교수에게 500만원씩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지난해와 올해 지급된 200억여 원의 출처가 “법인회계 ‘교원 성과급·연구보조비’와 발전기금에서 절반씩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소는 서울대가 교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또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듯 ‘적자 운영’ 운운하며 비판할 생각도 없다. 대학은 적자 흑자의 개념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득력과 합리성이 결여된 서울대의 행태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4년 법인회계 세입․세출 예산'에는 '최대한 긴축 예산 편성'을 '예산편성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면서, ‘운영비 및 사업비는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하고, ‘신규 사업은 최대한 억제하되, 장학금 등 학생 지원 및 활동비 우선 반영'이라고 세부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대가 총장 퇴임 직전 시기에 결정된 교수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사실상의 ‘성과급’은 이런 방향과 어긋난다. 누가 봐도 ‘성과급’ 지급이 ‘긴축 예산 편성’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사전에 편성된 예산을 지급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서울대가 예산을 부실하게 공개해 2014년 구체적인 장학금 예산을 확인할 수 없어 2013년 학부생 장학금을 확인한 결과 291억 원에 불과했다. 서울대가 2014년 장학금을 많이 증액했다 하더라도 이번에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한 96억5,500만 원은 큰 규모의 예산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서울대 총장이 바뀔 때마다 ‘돈 잔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서울대는 이미 2010년 오연천 총장의 전임이던 이장무 총장도 퇴임 직전 조교수 이상 교원에게 40억 6400만 원을 지급하고, 일반 직원들에게도 8억여 원을 성과급으로 나눠줘 ‘선신성 격려금’이라는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이번에도 직원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올해 지급될 성과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서울대는 ‘남은 예산을 이월하기 부담’스러워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총장의 ‘교수 연봉 인상 공약’을 이행하지 못해 이를 보전한다는 측면에서 지급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성낙인 신임 서울대 총장도 선거 과정에서 “교수들에게 1인당 500만원씩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신임 총장도 공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퇴임시 또 이러한 성과급을 지급할 것인가?


서울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결정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서울대 이사회는 ‘예산·결산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게 되어 있고, 학사위원회는 ‘연구비 관리 등 연구활동 지원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며, 재경위원회는 ‘예․결산 및 교직원의 보수 지급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게 되어 있다. 정상적인 결정이라면 이런 과정을 거쳤어야 하는데, 그랬을지 의문이다. 특히 재경위원회는 교수 뿐만 아니라 직원과 외부인사들이 참여하게 되어 있어, 이런 사실을 심의해 줬을지도 의문이다.


서울대는 법인화를 추진하면서 ‘대학 자율 운영’을 핵심 이유로 꼽았다. 물론 이런 모습을 보이려고 ‘자율’을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서울대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성과급을 받는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모 언론이 보도한 “총장 사퇴를 외치던 교수들이 덜컥 돈을 받자 잠잠해졌다”, “이 돈을 모아 학생들을 위해 쓰자는 제안을 내놓아도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 그 자체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 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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