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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4.05.20 조회수 :1,156
박사학위는 대학에서 수여하는 최고 학위입니다. 박사학위 소지자는 고급 전문 인력으로서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끌어갈 필수 인재들입니다. 특히 지식․정보화시대에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향후 노동수요 증가가 예측되는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국가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정원 감축이 예상되면서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가장 많이 진출했던 대학 교원 진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산업계에서는 고급 인력양성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지만, 실제 사정은 이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대학으로의 취업 가능성이 계속 낮아지는 딜레마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는 박사학위 수여자 현황 통계가 1999년 이후부터만 존재한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밝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미취업자가 10명 중 3명에 이릅니다. 사회적으로 해외 박사를 우대하는 현상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연간 국내 박사학위 수여자는 단 한 번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증가해 2013년 한 해에만 1만 2,625명(166개 대학)이나 됩니다. 해외 박사학위 취득 후 귀국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나겠지요.
따라서 박사학위 소지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박사학위 수여자가 몇 명이나 되고, 시기별로 박사학위 수여 대학은 어떻게 변동되었으며, 어느 학문 분야를 증원 또는 감원했는데, 그 성과와 과제는 무엇이었는지, 앞으로의 수요 전망과 육성 방향 등은 어떻게 해야할지 등을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이에 ‘대학교육연구소’는 교육부에 <해방 이후 대학별/학문계열별 박사학위 수여자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 박사학위 수여 제도는 1999년 8월까지는 교육(문교)부 장관이 승인하거나 대학이 보고 또는 등록해야 가능했으며, 1999년 8월 이후에는 대학 자율로 수여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교육통계연보”를 확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교육통계연보』에는 해당 연도 학위 수여자와 누적 수여자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소가 이를 확인해 보니, 수치가 맞지 않고, 연도별 조사 시기도 다르며, 심지어 교육통계연보와 홈페이지 숫자조차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를 파악해 정보공개를 재청구했으나, 한국교육개발원은 우리 연구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일부 설명 자료만 보내왔을 뿐, 자신들은 '1999년부터 박사학위 통계 업무를 주관해 그 이전 자료는 사실상 교육통계연보 이외의 확인이 불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설사 한국교육개발원이 1999년부터 업무를 담당했다 하더라도 박사학위를 수여한 대학에 명부가 있을 것이고 이것만 취합해도 쉽게 알 수 있는 통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1999년 이전 자료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중반부터 '종합대학과 단과대학 구분'(1992년 이전), '대학설립준칙주의'(1996년) 정책 등의 영향으로 대학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박사학위 수여자가 급증한 것도 결국 정부 정책의 결과물인 것이죠. 따라서 정부가 미래 예측을 하기 위해 과거 정책 검토와 함께 성과 또는 한계를 분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당시 통계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박사학위 수여자 통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연구소가 ‘교육부 및 범정부 차원에서 수립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석, 박사 인력 관련 정책’을 정보공개 청구했으나, 역시 ‘부존재'하다는 답변뿐이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교육부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지금까지 수여한 박사학위자가 몇 명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고, 이후 고급인력 양성 및 관리를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조차 없다는 말이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급 인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이들을 육성해 놓고 일자리를 제공 못하는 것은 고학력 실업자 문제와 더불어 심각한 국가적 낭비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부정원 감축에만 열을 낼 것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맞는 합리적인 대학원의 고급 인력 양성 정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관련 통계부터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