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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개혁 방안에 대한 제언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3.11.18 조회수 :516

대학 구조개혁 방안에 대한 제언 법정기준에 따른 정원 감축 방안 중심으로 -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 정책연구팀이 대학 구조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 방안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개괄 내용인즉슨 2015년부터 전체 대학을 5등급으로 나누고, 최상위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등급 대학은 강제적으로 정원을 차등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의 무게중심을 일부 대학 퇴출에서 전체 대학 정원 감축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 무엇이 달라진다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정량평가를 정성평가로 전환하겠다며 수사는 화려하지만, 퇴출 후보군의 대상을 상대평가 방식으로 선별한 하위 15% 대학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구분한 하위 2개 등급 대학으로 바꿨을 뿐이다. 현행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1등급을 제외한 2~3등급 대학에 있어서도 약간의 정원 감축을 강제하겠다는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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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7일(목)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대학구조개혁 토론회'(이미지=교육부 누리집 갈무리)


구조조정 수단으로 전락한 대학 평가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특성에 따른 정성평가를 공정성 논란 없이 도입할 수 있다고 보는 것 또한 넌센스다. 이런 상황에서 최상위 대학의 정원 감축은 자율에 맡겨버리고, 하위 대학에만 재정지원을 제한하면서 대폭적인 정원 감축과 퇴출을 강제한다면 대학 간, 지역 간 불균형은 지금보다 심화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 10년간 대학 구조개혁 추진으로 약 11만 명의 입학정원을 감축했다. 문제는 그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감축 정원의 83%가 지방대학에서, 유형별로 보면 81%가 전문대학에서 감축됐을 만큼 편중이 심했다. 과도한 사립 의존도 수도권-지방 간 불균형 강소대학보다는 대규모대학 중심 열악한 교육여건 등 우리나라 대학의 고질적 병폐는 오히려 악화됐다.

 

이제 소위 부실대학해소 방안은 대학개혁 차원에서 국립대학 확대 방안과 맞물려 별도로 수립하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규모 감축은 적자생존의 비교육적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 대학이 당면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에서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재정지원과 연계한 별도의 평가 방식이 아닌, 법정기준에 따라 기형적으로 팽창된 전체 사립대학 정원을 감축시켜 나가는 것이다. 현재 사립대학이 준수해야 할 법규에는 교육여건 확보 기준을 기본으로, 법인의 책임성과 대학운영의 민주성을 강제하는 조항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사립대학들에게 이 같은 법정 기준은 사문화 된 조항에 다름 아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전임교원 확보율과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 및 수익률, 도서관 좌석수, 법정부담금 법인 부담률 등 법정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사립대학 비율이 각각 95.1%, 81.2%, 72.8%, 61.3%, 78.5%를 차지하는 등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한다. 이 밖에 교지 및 교사 확보율, 법인의 학교운영경비 부담률을 준수하지 않는 대학 비율 또한 각각 21.2%, 18.4%, 36.9%에 달한다. 대학평의원회와 개방이사 또한 법제화 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주요 사립대학들은 보란 듯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학생정원 감축 기준을 확대강화한다면, 현행 법정기준 준수 여부에 따라 약 5만 명에서 8만 명까지 입학정원을 감축할 수 있다. 대학 유형별, 지역별, 규모별 측면에서 보더라도 하위 그룹 퇴출방식과 달리 비교적 고른 정원 감축을 이룰 수 있으며, 교육여건 개선 효과 또한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대규모 사립대학 정원 감축을 위한 특례를 규정해 정책적으로 공룡화 된 수도권 대규모대학 규모를 감축해나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글은 교수신문에 기고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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