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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2.07.20 조회수 :526
12월 대선을 앞두고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정치인들이 속속 교육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과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7월 17일 종합적인 교육정책을 발표했으며,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제주지역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서울공고 학생들과의 공감토크에서 부분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누리집에 실린 대선주자들의 슬로건, 위부터 박근혜,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대학과 관련한 이들의 핵심적인 정책을 살펴보면, 박근혜 의원은 ‘저소득층 대학등록금 실질적 무료 지원, 소득연계 맞춤형 등록금 지원, 대학 회계투명성 확대 등으로 등록금 인하 유도, 대학재정지원 OECD 평균 수준 GDP 1% 달성’을, 손학규 의원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정부책임형 사립대 도입, 전문대학 등록금 폐지, 서울대-지방거점국립대 혁신네트워크 구축’을 내세웠다. 문재인 의원은 ‘학력․학벌 블라인드제, 지방대 채용할당제 실시’ 등을, 정세균 의원은 ‘학력차별금지법’을 대표적인 정책으로 언급했다.
이들이 내세운 정책은 대학교육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인 높은 교육비 부담과 학벌주의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대학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내놓으면서도 공통적으로 빼놓은 정책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사학 관련 정책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생의 80% 이상이 사립대학에 다니고 있고, 사립대 법인과 대학운영의 문제는 연일 언론지상에 오르내릴 만큼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서울중앙지검이 ‘재외국민 특별전형 입시비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해 세칭 사립명문대를 중심으로 70여명이 부정입학한 사실을 밝혀냈으며, 교육과학기술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비리를 저지르고 쫓겨났던 구재단을 해당 대학에 속속 복귀시키고 있다. 또한 2005년「사립학교법」개정 이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요 사립대들은 개방이사 선임을 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연구소 분석 결과, 정부가 등록금 인하 정책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는 적립금을 늘리고 교육여건 투자는 줄이는 재정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사학개혁안을 빼 놓은 교육정책은 ‘속 빈 강정’일 수밖에 없다. 물론 박근혜 의원은 그 자신이 사학법인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고 2005년「사립학교법」개정을 반대하는 진영에서 앞장서 촛불을 든 전력이 있기 때문에 개혁적인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은 2005년 당시 민주당이「사립학교법」개정을 주도한 후 한나라당에 밀려 2007년 법을 재개정해 사립대 현실을 후퇴시킨 책임이 있는 만큼 사학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선을 앞두고 괜히 사학을 건드려 보수적인 종교인들의 반대 운동 등으로 연결될까 하는 고민을 가질 수 있겠지만 사학에 대한 고민조차 보이지 않는 정책들은 무책임해 보인다.
또한 최근 국립대 위주의 정책이 중심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사립대가 다수인 현실에서는 한쪽의 날개로만 날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당장 박근혜 의원이 대학재정지원을 GDP 1%로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놓았고 민주당도 반값등록금 실현을 확고한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대학에 대한 대규모 지원 확대는 예고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투명성이 불명확한 사학 중심 체제를 유지한 상황에서는 지원 확대가 등록금 문제의 근본 해결로 이어질리 만무하다. 올해만 하더라도 1조7천억 원이 넘는 국가장학금 예산이 책정됐지만 사립대 등록금 인하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교육정책을 고민하던 그룹은 몇 년 전부터 국․사립을 포함한 고등교육정책 전반을 연구하며 구체적인 정책을 가다듬었다. 그 결과 그들 입장에서 보면, 서울대 법인화․사립대 구조조정․국립대 총장직선제 폐지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대학교육의 시장화가 극단에 달한 이때 차기정권의 교육정책을 구상하는 이들이 과연 현실에 발 딛은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지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대학개혁에 있어서 사학문제가 전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정책임은 분명하다. 향후 대선주자들이 구체적인 사학 관련 정책을 내놓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