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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1.05.11 조회수 :613
5월 1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교육역량 강화사업’ 선정대학을 발표했다. 교육역량 강화사업은 대학교육의 질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2008년에 신설된 사업으로 취업률, 재학생충원율, 등록금인상수준 등의 지표를 평가해 포뮬러(formula) 점수가 높은 대학에 지원한다.
올해 교육역량 강화사업 선정 결과가 주목받은 이유는 교과부가 등록금 인상과 이 사업을 연계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올해 초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면서 교육역량 강화사업 지원 대학 선정 시 등록금 인상 정도를 반영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선정 결과를 살펴보면, ‘불이익’ 효과가 매우 미약했음을 알 수 있다. 등록금 인상률이 최고 수준이었던 건국대(등록금 인상률 4.8%)를 비롯해, 인하대(3.9%), 숭실대(3.3%), 한국항공대(3.3%), 한양대(3.0%) 등 3% 이상 인상한 대학들이 대거 선정되었다. ‘3% 이상 인상 대학’과 ‘3% 미만 대학’을 별도 그룹으로 구분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조차 무색하게 만든 결과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선정된 사립대학 48교 중에서 10교는 ‘3% 이상’ 등록금을 인상했으며, 2.9% 인상한 대학도 11교였다. 절반 가량이 3% 내외로 등록금을 인상했음에도 지원 대학에 선정된 것이다. 국·공립대 중에서는 정부의 동결 권고 방침에도 불구하고, 4.6% 인상한 서울과학기술대(전 서울산업대) 선정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통한 ‘등록금 인상 제재’ 방침의 실효성 없음은 예상된 바다. 정부가 재정 지원 사업만으로 등록금 인상을 막겠다는 방침 자체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 지원 사업이 ‘등록금’ 지표만으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는 이상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다 하더라도 다른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그만이다. 오히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재정이 확충되기 때문에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많아지며, 장학금과 취업, 국제화 분야 등에도 더 많이 지원할 수 있어 사업 선정 지표에서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는 전체 대학의 40%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 사업을 염두에 두지 않고 등록금 인상을 결정할 수도 있다. 수도권 대규모대학의 경우 등록금을 3%만 인상해도 50~100억 원의 추가 수입이 생기고, 전국 대학 평균적으로는 20억 원 가량 추가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지표 반영 비율에도 문제가 있다. 2011년 교육역량 강화사업 지표에 반영된 ‘등록금 인상 수준’은 10%에 불과한데, 그나마도 2010년 등록금 인상수준과 2011년 등록금 인상수준이 함께 반영된다.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들에 대한 불이익이 미약했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내년 교육역량 강화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2배 확대하겠다”고 했다. 올해 초 정부가 여러 차례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고, 인상 대학에 대한 불이익 방침까지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10교 중 8교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정부가 대학 지원 예산을 확대한다고 해도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록금을 낮추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시작해야 한다. ‘반값등록금’은 2006년 한나라당에서 당론으로 발표한 이후,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었다. 민주당도 반값등록금 정책을 당론으로 확정했으며, 민주노동당은 연간 300만원 수준의 등록금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반값등록금’ 정책을 당장 실시해 대다수 서민·중산층이 고통 받고 있는 등록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