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연 연구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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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동결이 아닌 ‘반값등록금’ 시행해야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1.01.07 조회수 :482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단을 포함한 주요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등록금 문제는 물가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대학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하면서 "올해까지는 인상을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등록금 안정화에 동참하는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전날에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만나 등록금 인상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가 천문학적으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학등록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정부가 대교협에 등록금 ‘동결’을 직접 요구한 것이 아니라 ‘자제’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행태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대학 ‘자율’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현 정부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대학 등록금 동결을 직접 요구하기 난감했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인지 대교협 회장인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이 장관과 간담회 후 언론을 통해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상하더라도 3% 이내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교협의 또 다른 관계자는 “등록금을 올려도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할 정도의 미미한 수준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이 결국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2010년 전국 사립대학 등록금 평균액은 의학계열이 1015만 원, 공학계열과 예‧체능계열이 850만 원, 자연계열 785만 원, 인문사회계열이 659만 원이다. 일부 대학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을 제외하고 모든 계열이 1000만 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 소득분위별 부담 정도를 보면, 2010년 연간소득이 770만 원에 불과한 하위 10% 계층은 연간소득을 모두 모아야 자녀 1명의 사립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고, 소득 하위 40%까지는 연간소득의 1/4 이상을 쏟아 부어야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대교협 방침대로 3%를 올린다면 학생들은 지난해보다 대략 20~30만 원의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 등록금이 이미 1000만 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이 금액은 결코 적은 게 아니다. 또한 여기에는 신입생들의 입학금은 제외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의 대학들 행태를 보면, 등록금은 동결한 상태에서 신입생 입학금을 대폭 인상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과 같이 등록금이 고액인 상황에서는 아무리 동결을 한다고 해도 학생과 학부모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내놓을 대안도 총장들을 모아놓고 통사정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반값 등록금’ 도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속내야 어떻든 이미 이 장관이 ‘반값 등록금’을 국민들 속에 각인시킨 책임이 있는 만큼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서야 한다. 이미 민주당이 ‘반값 등록금’ 정책을 내놓았고, 민주노동당 역시 이보다 진전된 등록금 정책을 내놓은 이상 정부가 결단만 한다면 여야 합의를 통해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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