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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9.12.17 조회수 :455
1.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 도입
교과부가 지난 7월과 11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 제도에 따르면,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은 취업 전까지 거치기간 이자를 납부하지 않으며, 취업 후 연간 소득이 최저생계비(2009년 현재 1,592만원) 이상이 될 때 그 초과액의 20%를 상환하도록 했다.
그러나 동 제도는 거치기간 이자를 상환 시 원금에 포함시키는 복리 방식을 적용해 지금의 학자금 대출 제도보다 총 상환금액이 높아진 문제점이 있다. 또한 대학 등록금 인상을 억제할 현실적인 방안이 없어 대학들이 손쉽게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등록금이 비싸더라도 대출을 통해 등록금을 빌리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제도 도입에 따라 그간 지원했던 기초수급자에 대한 무상보조나 1~3분위 계층에 대한 무이자 대출 등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도 사라지게 됐다.
2. 입학사정관제 확산
입학사정관제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2007년 10개 대학에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2009년 전국 90여개 대학으로 확대돼 2만 명 이상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성적 위주 입시와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벌써부터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학생선발 기준과 방식이 대학자율에 맡겨짐에 따라 무엇보다 ‘3불 금지’정책이 무력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으며, 대학마다 입학사정관 수가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학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 또 다른 사교육을 양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3. 서울대 법인화 추진
서울대를 국가로부터 독립된 법인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지난 12월 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매년 인건비, 경상경비, 시설확충비 및 교육ㆍ연구발전을 위한 지원금을 출연토록 했고, 지원금은 고등교육예산 규모 및 증가율을 고려해 산정케 했다. 총장은 총장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중 이사회가 선임하고,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이러한 서울대 법인화 방안을 두고, 많은 언론에서 서울대 세종시 이전과 연관시켜 서울대 특혜 논란이 일었다. 특혜 진위 여부를 떠나 논란의 바탕에는 특혜를 주어서라도 서울대를 법인화하고, 이를 촉매로 삼아 국립대 법인화를 앞당기려는 했던 정부의 숨겨진 의도가 깔려있다. 사실상 국립대 법인화는 정부 재정 부담을 줄이고 민간 재원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민영화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에 향후 서울대 법인화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4. 부실대학 퇴출 계획 발표
정부는 대학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해소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실대학’을 퇴출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퇴출 시 잔여재산을 공익법인 또는 사회복지법인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 재정난은 대학설립 및 정원 자율화 조치로 무분별한 대학 설립과 정원 팽창을 방조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학생정원을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및 지방 주요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은 회피한 체 부실대학 퇴출만을 제기한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또한 퇴출 시 잔여재산을 공익법인 또는 사회복지법인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학운영자에게 직접적으로 잔여재산을 넘겨주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조만간 교과부는 퇴출 대학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파란이 예고된다.
5. 시간강사 대량 해고
교과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해고된 시간강사는 1200명이 넘는다. 올 7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서 박사학위 소지자와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계속해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으나, 석사학위 소지자 중 주 15시간 이상 강의를 하는 비정규 교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들에 대한 해고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무작정 해고한 것도 문제이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이미 상반기부터 대량 해고설이 나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한 교과부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이러한 무대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교과부는 뒤늦게 11월이 되어서야 구제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강사 대량 해고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간강사 문제에 무감각한 교과부가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6. 대학 교육역량강화 사업 본격화
이명박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이 올해부터 크게 변화했다. ‘교육역량 강화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지방대 육성사업이었던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 및 수도권 특성화 사업, 전문대학 특성화 사업 등이 2008년을 기점으로 대거 종료됨에 따라 ‘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통합, 정부 대학 재정지원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 포뮬러 펀딩 방식을 처음 도입해 신규 추진되었던 이사업은 취업률(25%)과 재학생 충원율(25%) 등의 성과지표가 평가지표 산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교육지표는 ‘현황지표’만 주로 반영되며, ‘향상도 지표’반영 비율은 낮아서 대학 재정지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2009년 새로 추진된 ‘광역경제권 선도 사업 인재양성 사업’ 또한 소수의 지역거점 대학을 육성하는 사업으로 지방 거점대학과 군소대학 사이의 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7. 사립대 적립금 투자 손실
지난해 12개 대학에서 주식 및 펀드,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본 금액이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손실 내역을 밝히지 않은 대학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7년 12월 당시 교육부가 사학재원 확충 명목으로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을 개정해 적립금의 50%한도 내에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학기관재무회계특례규칙」은 적립금 손실에 대한 투자유가증권의 손실액이 절반을 넘지 않으면 결산에 반영하지 않아도 돼 실제 손실액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학생·학부모·교육단체들의 비판이 일자 교과부는 모든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을 결산에 반영하도록 하는 「사학기관재무회계특례규칙」 개정안을 내 놓았다.
8. 두산, 중앙대 기업식 대학 운영 논란
지난해 6월 두산 그룹에서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의 기업식 대학운영이 연일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 단위 구조조정, 연봉제 도입, 총장 직선제 폐지 등을 대학 구성원과의 합의 없이 재단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학생들이 회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교양 필수로 회계과목을 도입하는 등 ‘효율’과 ‘실용성’에만 중점을 둔 박용성 이사장의 대학운영은 앞으로 계속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중앙대 인수과정에서 1천 2백억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학교법인이 아닌 전 이사장이 운영하는 장학법인에게 돌려준 첫 사례를 남겨 적지 않은 논란과 우려를 낳았었다.
9. 등록금 동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 및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학생대표자들이 집단 삭발식을 벌이다 전원 연행되는 등 대학생들의 반발은 올해도 계속됐다. 경기침체로 인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했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동결된 등록금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2009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금이 OECD 가입국 중 미국 다음으로 비싼 2위를 기록했으며 고등교육에 대한 민간부담률은 조사국 중 최고를 기록했다. 한편 대다수 대학들은 내년 등록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학생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 임시이사 대학, 비리 구재단 복귀 내홍
2007년 12월 출범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위원 임기가 12월 말 끝남에 따라 사실상 1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임시이사 대학의 구재단 관계자들은 재단 복귀를 위해 학내 구성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법적 공방을 벌이는 등 재단 복귀를 시도했으며, 조선대 구재단의 경우, 사분위 위원들을 고소·고발 하고, 및 오물을 투척하는 등의 폭력적 방식으로 재단 정상화를 막아 나서기도 했다. 사분위는 정이사 우선전환 대학인 광운대, 상지대, 세종대, 조선대 중 조선대만 최근에 정이사를 선임했고 나머지 대학은 ‘이사 공백’ 상태가 길어지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