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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등록금 논쟁 종식할 근본 대책 고민해야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20.01.08 조회수 :811

등록금 책정 시기가 다가왔다. 예상대로 대학 당국은 재정이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학생들은 지금 등록금도 비싸다며 아우성이다. 언론은 대학에서 진행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관련 내용을 기사로 쏟아내고 있다.

 

대학에서 등록금 투쟁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특히 1989년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지난 30여년간 해마다 등록금 투쟁이 벌어졌다.

 

다만, 10여년 전부터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11년부터 ‘등록금 상한제’와 함께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설치됐고, 2012년부터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과거 대학당국의 일방적인 등록금 책정과 학생들의 집단 반발이라는 투쟁 양상은 많이 변모했다.

 

그렇지만 과거와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다.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학 재정 구조이다. 정부는 여전히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을 사립대에 위임하면서 재정 지원을 게을리하고 있다. 2016년 기준 ‘GDP 대비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율(고등교육)’은 0.7%로 OECD 평균인 0.9%에도 못 미친다. 반면 우리나라 민간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1.1%로, OECD 평균(0.5%)과 비교해 2배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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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학 법인의 재정 기여도도 여전히 낮다. 2013년~2018년 수입총액 대비 법인전입금 비율은 5%가 채 안된다.

 

그 결과 등록금이 10년 동결됐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사립대 등록금 의존율은 53.8%(교비회계 기준)나 되고, 학생과 학부모 등록금 부담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7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교육부에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고, 교육부는 이를 거부했다.

 

정부가 이를 허용할 경우 학생과 학부모 반발이라는 정치적 부담 외에 정부가 부담하는 국가장학금 예산도 등록금 인상액에 비례해 증액해야 한다. 정부가 등록금 인상을 쉽게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 문제는 등록금에 의존하는 현재 구조를 그대로 두고는 수십년이 지나도 해결할 수 없다. 학생과 학부모 교육비 부담은 계속되고, 사립대학 재정 부족 현상 역시 심화할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대학들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이를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고등교육 재정문제 해결 방안을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진단이다.

 

대학가의 소모적인 등록금 논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학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고등교육재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안이 3건이나 발의돼 있다. 대학 구성원들도 이 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 부족이 그 이유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등록금 징수 논리로 내세운 '수익자부담원칙'의 원조인 미국에선 대선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이 너도나도 대학 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일본 아베 총리도 올 4월부터 소득 등을 따져 대학과 전문학교 등의 수업료와 입학금을 감면해 주는 고등교육 무상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들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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