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연 연구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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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 된 이명박정부 교육정책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8.04.15 조회수 :436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이다.

 

“우리의 목표는 재개정된 사학법을 원상회복시키고, 더 나아가 폐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11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손병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그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사학법이 다시 개정되면 개방형 이사제, 대학평의회 등은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6월 새 국회가 열리면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정식으로 건의하겠다”

 

대교협 목소리는 단순한 요구로 끝날 것 같지 않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지난달 11일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에서 이뤄진 좌파적 법률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립학교법은 그 대표 사례로 꼽혔음은 물론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달 24일 한 토론회에서 “4대 악법이라고 불렀던 사학법은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학법을 재개정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절반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총선 결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이 국회 ⅔를 차지했다. 모든 법 개정이 한나라당 마음먹기에 달렸다.

 

대교협이 재개정하겠다고 나선 사립학교법은 이미 누더기 상태다. 2007년 3일 자정, 국회의장 직권 상정으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야합해 당초 개정 의도와 달리 재개정된 것이다. 당시 개정된 내용은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토록 했던 개방이사를 별도 구성된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되, 종교대학은 개방이사추천위원을 종교단체가 ½을 추천토록 했다.

 

또 학교법인 감사 1인도 대학평의원회가 아닌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자를 선임토록 했으며, 대학평의원회의 기능 가운데 ‘대학헌장의 제·개정 및 대학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은 심의사항에서 자문사항으로 격하시키고, 정이사 전환 대학 이사의 1/3이상을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토록 한 규정도 삭제했다. 이는 개방이사 및 대학평의원회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킨 것이었다.

 

더욱이 상당수 사립대학 법인들은 법이 개정되었어도 정관 개정 작업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고, 법을 개정했던 국회나 감독청인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도 손을 놓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개방이사제도와 대학평의원회를 없애겠다는 것은 대학 운영에 법인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종국에 사립학교법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사학법인에 대한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 사학법인 ‘천국’을 만들겠다는 대국민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이처럼 안하무인인 대교협에 교과부가 막강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15일 그동안 정부가 수행해오던 대입전형 관련 각종 업무를 대학협의체에 이양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고등교육법시행령`,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 및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대입시험은 대교협 주축인 수도권 주요대학 마음대로 운용될 수밖에 없다.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나 고교등급제, 더 나아가 기부금입학 도입은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 개정안은 대학들이 대입과 관련해 위법, 부당행위를 저지르면 자체 심의를 통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같은 날 교과부는 초중등분야에 대대적인 자율화 방침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초중등교육기관이 ‘무한경쟁’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모든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대학 자율화 확대 방안도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초중등을 넘어 모든 교육기관이 외부로부터의 간섭 없는 학교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뒤 안가리고 돌진하고 있는 이명박정부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전혀 없다는 점이다. 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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