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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6.07.11 조회수 :493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경향신문 기자들을 만나서 했다는 발언은 듣는 사람 귀를 의심케 한다.
'국민의 99%인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서 먹고 살게 만 해주면 되고,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일반인들의 대화에서도 쉽게 오가기 힘든 발언이다. 그런데 교육부 고위 공직자가 이런 발언을 했다니 그저 아연실색할 뿐이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나 정책기획관이 과음한 상태에서 기자와 논쟁을 벌이다 실언했다”고 해명하면서 그를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런 조치는 납득하기 힘들다. 공무원들은 아무리 술자리라 해도 기자들과 만나면 자신의 발언이 어떻게 활자화되고,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기자가 해명 기회까지 줬음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은 그가 ‘취중 실언’을 한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내뱉은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취중 실언”이라 치부하고, 청와대는 일언반구 없다. 이는 박근혜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교육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르면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사실상 교육부의 모든 업무를 총괄 기획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라 할 수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대학구조조정 등도 당연히 나 정책기획관의 손을 거쳤을 것이다.
교육부는 대학구조조정과 관련 자발적으로 대학 문을 닫는 설립자들에게 재산을 돌려주자고 요구하고 있다. 대학구성원들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 정책기획관 발언대로 1%의 설립자 이익을 위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99%의 대학 구성원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 구조조정 방침에 따르면 서울 소수 대학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지방은 대학의 줄도산으로 공동화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이 나 정책기획관의 발언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박근혜정부가 공약을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국가장학금을 총괄하는 교육부 산하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얼마 전 “(대학생들이)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고 발언해 공분을 자아냈다. 그렇지 않아도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에 고통 받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정부 정책기조와도 다르게 ”국가장학금 비중을 줄이고 무이자 학자금 대출 비중 늘려야"한다며 이처럼 터무니없는 발언을 했어도 교육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근혜정부가 이들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를 단순 실언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망언 당사자들을 즉각 파면 조치하고 정부차원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