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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5.01.16 조회수 :493
14일 통계청 발표 자료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5~29살 청년층 실업율이 9%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고, 첫 직장을 가진 청년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첫 직장의 1년 이하 계약직 비율은 2008년 11.2%, 2009년 12.4%, 2010년 16.3%, 2011년 20.2%로 급격히 증가했고, 2011년부터 4년째 20% 안팎의 비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고,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도 상당수는 비정규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청년층의 불안한 고용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육부는 대학 평가 시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현실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고,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도 상당수는 비정규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2014년 고용노동부의 4대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인 '청년 일할 기회 늘리기' 포스터)
그런데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발생한 청년 취업 대란의 화살이 대학으로 향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대학평가에서 취업률 지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평가에서 취업률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은 '취업률을 높이는 대학에 재정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취업률 100% 대학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명박정부 때부터다. 이명박정부는 집권 첫해인 2008년 노무현정부의 대학재정 지원 사업을 통합해 ‘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시행했는데, 대상 대학 선정 과정에 취업률을 무려 25%나 반영했다. 또한 2008년 12월부터 ‘대학 알리미’ 사이트를 개통하면서 취업률 공개도 포함시켰다.
또한 경영부실대학과 학자금대출 제한대학(2010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학자금대출 제한대학-경영부실대학)(2011년)을 선정하면서 ‘취업률’을 반영했다.
대학 당국은 각종 제한 대학에 선정되지 않기 위해 학생 취업률을 높이는데 사활을 걸었다. 졸업생을 단기 계약직 조교로 채용하거나, 일용근로자 등을 취업자에 포함시키고, 업체가 결탁해 학생을 허위로 취업시킨 후 대학이 해당 학생의 직장 건강보험료 등을 대납해 주는 등 온갖 형태의 조작 사례들이 나타났다.
교수들도 학생들 취업 실적이 업적평가에 반영되면서 본연의 역할인 교육 및 연구보다 제자들의 취업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몰려 있다. 학생들도 부족한 일자리의 한 자락이라도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쟁하면서 대학 전체가 ‘취업 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학생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대학 전체가 취업 학원으로 전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더욱이 전체 일자리가 제한되어 있는데 대학들만 괴롭힌다고 취업률이 높아질리 없다. 대학 평가에서 취업률을 계속 반영할 경우 대학의 모습이 더욱 심하게 왜곡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근혜정부는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자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그 동안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 시 15% 반영하던 취업률을 8.3%로 낮췄다. 그러나 평가시 대학 순위가 0점대 차이로 갈리는 상황에서 비율을 일부 낮췄다고 대학의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통계청 발표 자료는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정부의 행태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지 극명하게 보여 준다. 대학 평가시 취업률을 반영하는 정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양질의 청년 일자리 마련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는 학문의 전당 본연의 역할을 왜곡 시키는 정책으로 대학만 압박할 것이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진 청년들의 삶과 미래에 대한 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