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연 연구

논평

INSTITUTE FOR ADVANCED ENGINEERING

대학들의 무분별한 캠퍼스 신설 전면 재검토 돼야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6.10.30 조회수 :591

입지조건이 좋은 지역으로 새롭게 진출하려는 대학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경쟁이 가장 뜨거운 지역은 파주와 송도. 파주지역에 제2캠퍼스, 교육·연구단지, 연구소 유치 협약을 체결하거나 유치의사를 밝힌 대학은 이화여대, 서강대, 경희대 등이며, 송도는 연세대와 인천대가 제2캠퍼스 신설 또는 이전을 확정한 것을 시작으로 고려대, 인하대, 중앙대, 가천의과대, 서강대가 제2캠퍼스 또는 연구소 유치의사를 밝히면서 대학러시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충남 공주-연기군에 들어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도 대학들이 몰리고 있다. 고려대가 이 곳에 국제화된 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비롯하여, 충남대, 공주대, 성균관대 등 수도권 및 충청권 13개교가 입주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운대는 의정부 일대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등 30만 여평 부지에 제2캠퍼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항간에는 이러한 대학들의 움직임을 ‘로또잡기’에 비유한다. 파주는 대규모 택지개발과 산업·문화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경기 북부 중심도시로 급부상하고 있고, 송도는 국제도시로,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정치·행정·과학·경제 중심도시로 떠오르고 있어 이 지역으로 진출하면 세칭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공연하게 확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이들 대학은 산학단지가 밀집되고 국제화를 추진하는 지역에 직접 진출하여 현장감각이 뛰어난 미래지향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인데 굳이 색안경끼고 비판할 필요가 있냐고 되물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그렇게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하겠다는대다수 대학들은 이미 분교를 보유하고 있다. 분교설치는 1972년 정부의 대도시 인구분산시책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정부당국은 수도권의 인구과밀화를 방지하고자 수도권 대학의 지방이전을 권장했으나 수도권의 주요대학들은 지방이전이 아닌 분교를 설치함으로써 이를 대학팽창의 계기로 활용했다. 그 결과, 현재 분교는 본교와 현격한 교육여건의 차이를 드러내면서 대학본부로부터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대학이 또다시 캠퍼스를 신설할 경우 교육의 질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들 대학들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교육용 부지를 뚜렷한 목적없이 보유하고 있으면서 또다시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것도 문제다. 일례로 이화여대의 경우 분교설치 명목으로 이미 88년 충남 천안에 19만 5천평의 토지를 매입하여 18년째 휴경지로 방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파주지역에 제2캠퍼스 추진계획을 발표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분교설치의 명목은 아니라할지라도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등 수도권의 주요 사립대학들은 연습림, 실습지 등 각종 명목으로 상당한 교육용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용부지는 충북, 강원, 전북, 부산 등 각지에 산재해 있으며, 그 규모 또한 본교의 6~8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 이를 방치한 채로 또다시 거액의 비용을 투자하여 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예산의 막대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끝으로 이같은 대학진출붐은 부동산 안정화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세대가 송도진출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송도의 아파트값이 며칠 사이에 2000만원~3000만원 급등했으며, 그나마 가끔 나오던 아파트 급매물도 사라지고 이미 나온 매물마저 거둬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현상은 대학들이 몰리고 있는 파주, 충남 연기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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