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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6.02.06 조회수 :389
사립대학들이 10% 안팎의 등록금인상안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여건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복지적 혜택을 늘리기 위해 등록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학운영자들의 주장은 허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대학이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편성한 뒤 등록금 인상분 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남겨 이월적립금으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소에서 151개 사립대(산업대 포함)를 대상으로 2004년도 예·결산을 비교해 본 결과, 사립대학이 예산 편성시 실제 집행된 결산에 비해 수입은 줄여잡고(축소편성), 지출은 늘려잡는식(뻥튀기편성)의 편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모든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여 결산과 맞아떨어지도록 예산을 편성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립대학들의 축소 및 뻥튀기예산편성은 그 규모로 볼 때 단순히 예측의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분석결과 이들 대학의 지출예산은 결산에 비해 무려 1조 133억원이 부풀려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축소편성된 수입 120억원까지 더하면 전체적으로 1조 252억원이 축소 및 뻥튀기편성된 셈인데 이는 03년 대비 04년 등록금증가분 4,324억원의 2.4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대학별로 보면, 홍익대가 등록금증가분의 6배, 건양대가 15배, 성균관대·건국대가 4배를 축소 및 뻥튀기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의 문제가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체 사립대학의 90.7%(137곳)가 예산을 뻥튀기 혹은 축소편성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 중에는 100억원이상 축소 및 뻥튀기편성한 대학 33곳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이렇게 축소 및 뻥튀기되어 남은 예산이 당초 예산에 비해 늘어난 이월·적립금 지출액과 일치하고 있다는 것은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이 결국 학교측의 자산확대로 귀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결산에 근접한 합리적인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전년도 결산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해야한다. 그러나 사립대학측은 대학의 회계주기상 전년도 결산회계연도가 끝나기전에 예산을 편성해야하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사립대학들은 전년도 추경예산을 기반으로 예산을 편성한다. 그러나 추경예산은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수입이 새롭게 발생하여 지출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출예산 규모가 당초 예산에 비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전년도 추경예산에 기반한 예산편성은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전년도 결산에 기반해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학운영자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변명에 불과하다. 대학이 예산을 편성하는 1월 중순경은 전년도 결산의 회계연도가 거의 끝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때 가결산을 편성, 이에 기반하여 예산을 편성하면 된다. 교육부가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따른 특례규칙(제4조3항)’을 통해 추정결산 등 합리적 자료를 근거로 예산을 편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일 언론에서 보도되는 바와같이 고율의 등록금인상은 서민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학자금대출 때문에 ‘빚내서 빚갚기’를 하는가 하면, 원치 않는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립대학들이 예산을 합리적으로 편성하기만 한다면 이러한 서민들의 고통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사학운영자들이 대학의 경쟁력 강화만을 앞세우는 것은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마저 회피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교육부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통해 사립대학들이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결산에 근접한 예산을 편성하도록 유도해야할 것이며, 대학구성원들 또한 학교측에 가결산서 공개를 당당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가결산서 작성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매일매일 기록한 현금출납부의 내용을 주·월단위로 정리하면 되기 때문이며, 만약 가결산서 작성이 불가능하다면 이는 그만큼 주먹구구식으로 회계를 운영해왔다는 말밖에 되질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