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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총장, 법인 대변인 아닌 대학 수장 역할해야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18.12.17 조회수 :53

지난 11월 2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건의문을 제출했다. 건의문의 일부 내용은 수긍가는 것도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아도 사립 유치원 비리로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 혈압만 높이는 내용들이다. 문제가 큰 부분들만 따져 보자.

 

우선 사총협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등록금 인상’을 요구했다. 앞서 10월 25일 개최한 ‘대학 재정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방향 대토론회’에서도 ‘법령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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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 사립대총장협의회


2019년 등록금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사총협의 등록금 인상 주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회 등에 등록금 인상을 위한 로비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총협은 수년째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 운영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인건비, 관리운영비, 시설비 등을 감축해 등록금 인하・동결분을 감내해왔으나, 더 이상 감축은 어렵다는 것이다.1 그렇다고 등록금을 과거처럼 물가인상률의 2~4배씩 인상할 수 없으니, 현행 「고등교육법」 규정대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국제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2010년부터는 정부가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을 추진했고, 국회가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를 입법화하면서 등록금은 소폭 인상에 그쳤다. 특히 2012년부터 국가장학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등록금 인하를 적극 유도한 결과 국사립을 가리지 않고 약간 인하2되기도 했다. 이후 대학 등록금은 동결 추세다.

 

따라서 지난 10여 년간 물가인상률과 교육여건 개선 등을 감안하면 사립대학 재정이 어렵다는 총장들의 주장은 일면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안이 등록금 인상뿐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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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미지=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누리집 갈무리) 

 

사립대 등록금은 이미 OECD 최고 수준

 

2017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은 미국, 호주, 일본에 이어 4위다. 이 가운데 호주는 대학생의 94%, 미국은 67%, 일본은 26%가 국공립에 재학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19%만이 국공립에 재학하고, 무려 81%가 사립에 재학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이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물론 정부가 국가장학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등록금 부담이 어느 정도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17년 1학기 기준 국가장학금 수혜를 받은 학생은 신청대상 학생의 42.8%에 불과하고, 등록금을 절반 이상 지원 받는 학생 역시 재학생 수 대비 23%에 불과3하다. 상당수 학생들은 아직까지 등록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총협 주장처럼 등록금을 인상하면 실질 등록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등록금 액수에 맞춰 반값등록금을 시행해야 하는 정부의 국가장학금 부담액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사총협의 등록금 인상 주장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사학 재정 부담 책임을 왜 학생에게만 묻나

 

사총협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또다른 이유는 사립대학 재정 부담 책임을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전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이나 사립학교법 등은 사립대학 재정 부담 주체로 국가와 학생 뿐만 아니라 사학 법인의 책임도 묻고 있다.

 

그런데도 사총협은 사학 법인의 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실제 2017년 4년제 사립대 법인전입금은 8,500억원으로 전체 재정의 4.5%에 불과4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의대 임상교수 인건비를 경상비전입금으로 내는 성균관대와 사실상 정부가 운영하는 한국기술교육대의 전입금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하면 실제 법인전입금 비율은 3%대로 낮아진다.

 

그러나 사립대 법인전입금의 원천이 되는 사학 법인의 수익용기본재산 평가액(2016년 기준)은 8조 8,349억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은 2,935억원으로 수익율은 3.3%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용기본재산의 63.5%(5조6,115억원)가 수익이 거의 없는 토지이기 때문이다. 수익이 없는 사이에도 땅값은 크게 올랐기에 사학이 땅투기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법적 역할 못하고 교비 손실 초래하는 사학 법인

 

문제는 사학 법인이 법인전입금을 제대로 못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학 법인은 대학 교・직원 고용주체로서 부담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연금, 건강보험, 산재・고용보험)을 제대로 부담하지 않아 교비에서 대신 내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교비에서 부담한 법정부담금은 모두 1조1,962억원이다.5 이 예산만이라도 법인이 가져가는 걸 막는다면 대학 재정 운영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다.

 

현재 사립 유치원 비리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와 학부모들이 부담한 운영비가 교육비가 아닌 유치원 운영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립대 비리는 사립 유치원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검찰 수사나 교육부 감사 결과를 보면 교육기관 운영자인지 의심스러운 자들이 너무나 많다.

 

사립대 총장들이 대학 재정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든다면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기 전에 대학 교비에서 불법으로 예산을 빼가는 법인의 행태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했어야 한다.

 


사학 비리 조장하는 사총협

 

그러나 사총협은 현행 사립학교법이 ‘학문적 창의성과 연구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대학의 행․재정적 낭비는 물론 대학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어이없는 주장을 이어갔다. 사립학교법을 간소화하고 나머지는 학칙에 규정하며, 사립학교법 외 사학 정책과 관계 법령을 법률로 금지한 사항 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사립학교법에 사학의 설립 및 경영 자유를 보장하는 규정을 신설해 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대학 상대 소송 비용을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고, 지난 10월 토론회에서는 ‘교비회계와 법인회계간의 획일적 구분을 완화’해 달라고 주장6했다. 사립대 교비를 법인이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현행 법 내에서도 온갖 부정‧비리가 발생하고 있는데, 사총협 주장대로 사립학교법을 무력화한다면 사립대학은 교육기관이 아니라 설립자나 운영자들의 개인 금고로 전락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수조원을 사립대학에 지원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달라고 요청하면 어느 국민이 이를 납득하겠는가.

 


직선제 도입으로 대학 총장 독립성 보장해야

 

우리 연구소는 이전부터 사립대 총장들의 지위와 역할 정립을 요구7해 왔다. 사립대학 총장은 안으로는 대학 행정과 의사결정 과정을 총괄하고, 업무를 집행하며, 밖으로는 대학을 대표하는 최고위 인사다. 물론 사립학교법은 학교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모두 법인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하도록 되어 있고, 대다수 사립대학은 법인 이사회가 총장을 임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립대학 총장이 자율적으로 대학 운영권을 행사하기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법인과 대학은 엄연히 분리된 조직으로, 사립대학 총장은 법인의 결정을 단순 집행하는 사람이 아닌 대학을 대표하는 수장이다. 총장이 법인 대변인 역할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사립대 총장들이 학교법인 대변인으로 나서는 것은 총장 임명을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하는 게 가장 큰 원인다. 학교법인 이사회라고 하지만 상당수 대학은 설립자나 그 친인척들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를 총장으로 선임한다. 총장이 대학구성원의 목소리보다 법인 이사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립대학 총장 선출 제도를 바꿔야 한다. 최종 임명을 법인 이사회가 하더라도 선출만은 대학구성원이 정하는 방식에 따르도록 해, 대학구성원들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화여대, 성신여대, 상지대 등 학생까지 참여해 총장직선제를 시행한 경우가 좋은 사례다.

1. 김성익, 재정위기에 직면한 사립대학의 재정확충 방안, 대학 재정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방향 대토론회 자료집,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한국대학신문, 2018, 8~9쪽.

2. 대학교육연구소, <대교연 통계> 전국 대학 등록금 현황(http://khei-khei.tistory.com/652), 2013.11.25

3. 대학교육연구소, 국가장학금 도입 7년, 한계와 과제(http://khei-khei.tistory.com/2224), 2018.03.27

4. 박경미, 사립대학 재정 현황 및 개선 방안,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2018. 

5. 대학교육연구소, '강사법' 때문에 강사 대량해고? 대학들 여력 있다(http://khei-khei.tistory.com/2300), 2018.12.11

6. 김성익(삼육대 총장), ‘재정위기에 직면한 사립대학의 재정확충 방안’, 대학 재정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방향 대토론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한국대학신문, 2018, 26쪽

7. 대학교육연구소, 학교법인 대변인 자처하는 낯 뜨거운 사립대총장모임(http://khei-khei.tistory.com/1717),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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