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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 바란다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03.09.15 조회수 :402

9월 22일부터 10월 11일까지 20일간 16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일정 별첨)가 실시된다.

 

이번 국정감사는 노무현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시되는 국정감사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참여정부의 지난 6개월 정책을 점검하고 평가하면서 향후 5년간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직속기관 및 산하단체 업무를 감사하는 교육상임위원회 (http://educat.assembly.go.kr/)의 활동을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분야에서 참여정부 6개월은 매우 심각한 과정이었다. 참여정부 교육인적자원부는 그 동안, 대통령 업무보고, 교육인적자원부 직제 개편, 교육혁신위 및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출범, 교육혁신 로드맵 발표 등 각종 정책들을 시행하거나 발표했다. 하지만 문제는 ‘참여정부’가 교육현장을 망쳐 놓은 ‘국민의정부’ 교육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발표된 ‘교육혁신 로드맵’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최종보고서에서 한참 후퇴한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수위는 ‘국민의정부’ 교육정책을 “문민정부 교육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승계하여,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이데올로기, 신자유주의, 수요자중심 논리가 더욱 강화”되었고, “교육개혁주체 형성에 실패”하였으며, “교육부 주도의 개혁으로 참여와 자치 미흡”이라고 평가했다. 인수위는 해결 방안으로 ‘교육혁신기구 설치’, ‘교사회·학생회 등의 법제화로 단위학교의 참여와 자치 확대’, ‘대학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대학의 민주성과 자율성 강화’라는 대안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국민의정부’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요구했던 인수위 의견과 달리 ‘교육혁신 로드맵’을 통해 ‘국립대학회계제도 도입’, ‘대학 통·폐합시 설립자에게 출연금 일부를 돌려주도록 법 개정’, ‘BK21 지속 추진’, ‘대학평가체제 강화’ 등 국민의정부가 못다 했던 정책들을 한꺼번에 쏟아내었다. 인수위 의견의 핵심을 비켜나간 것이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구성원들의 염원인 교육재정 확보, 사립대학 개혁, 대학민주화 실현 등은 아예 언급이 없거나 기만적인 정책 시행으로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새로운 정부와 시대에 맞는 교육개혁을 추진할 의사가 없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교육분야만큼은 ‘참여정부’가 아닌 ‘국민의정부’ 6년째를 맞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도 교육인적자원부는 할말이 없을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반개혁적 모습의 위험성은 얼마 전 있었던 동덕여대, 광주여대, 대구예술대학에 대한 교육부 감사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들 대학에 대한 감사 결과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현실을 되짚어 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으며, 사학 개혁 없이 대학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과감한 사립대학 개혁보다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엉뚱한 정책으로 사학 개혁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학 구조조정 추진이라는 미명하에 사학 퇴출시 설립자에게 출연금을 돌려주겠다며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 구성원에게 부정·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사립대학 운영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려는 꼴이다.

 

대학 교육이 이 지경에 처하게 된데는 국회의원들의 책임도 크다. 민주당은 제대로 된 교육개혁 방향을 잡지 못하고 교육인적자원부에 끌려 다녔으며, 한나라당 역시 ‘국민의정부’ 흠칫 내기에만 골몰했을 뿐 대학 개혁에는 관심이 없었다. 한나라당은 또한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을 앞장서서 저지함으로써 사학 운영자들의 충실한 대변인 역할을 했다.

 

이번 국정감사가 내년 총선 앞두고 시행된다는 점과 정당개혁, 이라크 파병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된다는 점 때문에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진행된다면 노무현정부 교육개혁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며, 이를 방치한 국회의원들은 대학구성원들의 강력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03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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